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KBS 이사 임명, "친일 이사 사퇴하라"

5일 오전 9시 30분 KBS 본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와 역사단체가 10시 KBS 이사회를 앞두고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KBS 이사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출간을 주도한 사람을 공영방송 최고 의결기구의 수장으로 앉히겠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KBS 장악의 야욕을 버리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KBS 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이인호 이사 임명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호씨는 '문창극씨의 강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찬사를 보낸 인물이고, 국민들에게는 '문창극을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막말을 쏟아냈다"며 "KBS를 겨냥해서는 '이런 나라에 살기 싫다'고 몸서리를 친, 역사관이나 언론관에 있어 문창극과 다를 바가 없는 '제 2의 문창극'"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전체회의에서 이길영 KBS이사장의 후임으로 이인호 서울대 명예 교수를 이사로 추천했다. 이인호 교수는 편향된 역사인식으로 잦은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는 8월 30일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이 KBS 장악 야욕을 또다시 드러냈다"며 "청와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언론노조 “이인호씨 자진사퇴하라”)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이인호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승만을 가르치고 싶다며 건국절을 강조해 온 인물"이라며 "내년은 광복 70주년이다. 이인호씨 지론대로라면 내년 KBS에 광복 70주년 특집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번 오염된 역사관을 복구하는 데에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그나마 제자리를 찾은 역사가 박근혜 정권에서 유신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KBS 이사회는 이인호 교수는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KBS이사회는 야권 추천이사들의 불참 속에서 만장일치로 이인호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호 이사장의 임기는 전임 이길영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8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