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전자신문 32주년 행사의 이면
사진찍는 경영진,  '해고는 살인' 외치는 노조

“살인과 같은 해고를 저질러 놓고 박수치며 32주년 행사를 하고, 근속 몇 년이라며 상을 주고 그리고 깨알같이 기념사진까지 챙기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자신문지부(지부장 김유경)는 2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영등포 전자신문 대강당에서 긴급 총회를 열고, 부당 해고 철회 투쟁을 선포했다. 이 날은 전자신문 창간 32주년으로 특집호에서는 ‘새로운 융합-협업’ 편이 나가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해고가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몸 벽보를 하고 총회에 참석했다. 지부는 부당해고 철회와 노사동수 징계위 구성 등을 위해 현재 진행되는 일인 시위를 확대하는 등 강고한 투쟁을 결의했다.

총회에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몸자보를 하고 32주년을 맞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라며 "노조 깃발 아래 보다 강고한 힘으로 복직을 쟁취하자"고 말했다.

   

김유경 전자신문 지부장은 “회사는 용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사유로 짐도 정리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부지부장을 해고했다”며 “함께 손을 맞잡아야 할 창간 32주년이지만, 부당해고를 자행한 경영진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해고자에게 대출금을 갚으라고 연락이 오고, 직장 의료보험이 지역 의보로 바뀌고, 주변에서는 해고 딱지를 붙이고 있는 이 모든 것이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과 같은 것 아니냐”며 “해고노동자는 매일매일 이렇게 죽어갑니다. 이렇게 무서운 해고를 회사는 왜 했는가”라고 따졌다.

전자신문은 지난 5일 징계위(위원: 김상용, 조휘광, 안동범) 재심 결과인 징계 해고를 확정해 이은용 부지부장에게 통보했다. 회사는

   

이 날로 해고 29일째를 맞은 이은용 부지부장은 총회장에서 “회사는 마치 온정이라도 있다는 듯이 개인적 인연 운운하며 괴롭다는 등 초점을 흐리고 있다”며 “제2, 제 3 아니 절대로 해고는 나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부지부장은 이어 “회사는 계속해 나에게 우리에게 분노를 심어주고 있다”며 “단결만이 힘이요, 살 길이다. 끝까지 맞서겠다. 투쟁하고 명예롭게 복직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9일 구원모 전자신문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한 가족에게서 밥그릇을 빼앗는 일일 수 있으니 왜 마음이 걸리지 않겠는냐. 또 한 번의 배려와 관용도 좋겠지만 한 조직원이 끼칠 수 있는 악영향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고 건강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구 대표이사는 이어 “징계를 당한 직원의 배우자를 잘 압니다.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도 해습니다. 착하고 성실했습니다. 징계를 결정하는 막판까지 가장 아른거렸던 사람입니다. 이런 개인적 인연 때문에도 괴로웠습니다. 심정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회사 담화문과 관련 전자신문 지부는 “해고자를 한 번도 모자라 두 번 죽인 것”이라며 “‘직원들이 불필요할 정도로 예민하게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대표의 발언은 ‘유체이탈식 화법’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며, ‘해고자 배우자와의 개인적 인연’까지 들먹이며 이미 직원 신분을 박탈한 이와 가족의 명예마저 훼손하려 하는가”라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