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언론 단체 기자회견, "박근혜 정권 역사 왜곡 움직임 언론까지 확대"
친일·독재 비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인호 KBS 이사장에 대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30분 KBS본관 앞에 모인 역사·언론 시민사회단체는 "KBS이사장 자리는 이인호 이사장이 그동안 벌여온 역사 왜곡에 대한 보상이자 앞으로 있을 더 큰 역사 왜곡을 위한 '교두보'인 것"이라며 "이인호씨의 KBS이사장 낙하산 인사는 교육 부문에서 시작된 박근혜 정권의 역사 왜곡 움직임을 언론부문까지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지적했다.
한상권 역사정의실천연대 상임대표는 "이인호 교수는 서양사학과 교수 시절 합리적 보수로 알려진 인물이었으나 뉴라이트와 함께하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복권에 앞장 선 사람"이라며 "공공성과 공익성을 주도하며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를 고양시켜야 할 공영방송 KBS 이사장에 이인호 교수가 들어 가게 된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역사의 광기가 재연출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권 상임대표는 "헌법은 4.19 민주주의 이념을 계승한다고 밝히며 이승만 독재를 부정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정신을 짓밟는 이승만을 찬양하고 복권을 주도하는 사람이 KBS의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의 이상과 실체를 구분할 줄 아는 세계에서 가장 드문 사상가 중의 한 분'이라며 추켜세우는가 하면 (2013년 한반도 선진화재단 국가전략 포럼 강연), 한국의 친일 청산이 '소련의 지령'에 따른 것이며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연회), 일제시대의 중산층은 다 친일파라는 주장,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 전쟁'은 역사 왜곡이라는 등의 발언등으로 편향적 역사 인식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인호 이사장은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나와 '문창극씨의 강연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만일 문창극씨가 낙마 하게 된다면 이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공언을 했다"며 "친일·독재 옹호 뿐만 아니라 인간적 신뢰성도 문제가 있다. 약속을 지켜야 하고, 못 지키게 되었다면 왜 그런지 스스로 솔직하게 성찰하고 무릎 꿇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친일 독재를 미화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유린하고 있는 이인호씨는 KBS 이사장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아니면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하겠다'고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 대통령이 나서서 해임시켜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이인호 KBS 이사장을 계속 감싸고 돈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역사정의실천연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독립포럼,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표현의 자유와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