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언론인 복직 촉구 언론단체 공동 기자회견
YTN 상암 사옥 첫 집회, "회사 정상화는 해직자 복직부터"
"YTN 해직 기자들은 불의에 침묵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해직된 지 6년째다" -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명박 캠프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이 YTN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다 해직 된 6명의 해직기자들(권석재, 노동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이 있었다.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0월 6일 오후 3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8개 언론단체는 상암동 YTN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직자 복직과 언론정상화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이제라도 공정보도와 언론자유를 외치다 부당하게 해고된 YTN과 MBC등의 해직 언론인들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며 "부당하게 해고된 해직 언론인들의 복직은 통합의 첫걸음이다. 해직언론인들의 복직은 도외시한 채, 왜곡된 역사관과 정보기관 끄나풀로 활약했던 인물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행태가 계속되는 한 현 정부는 결코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똑똑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월드컵, 올림픽 등 한국 사람들은 순위에 집착을 많이 하는데 왜 언론자유지수에는 집착하지 않을까. 그건 다른 욕심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언론사 사장과 간부들도 처음에는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소중한 뜻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직과 자리에 대한 욕심들, 잘 보이기 위한 욕심들이 커지면서 그 뜻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심에 입각해서 언론문제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언론의 자유가 무엇인지, 누가 더 언론자유를 위해 땀흘렸는지 생각하면서 훌륭한 선배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해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해직 사태, 직업 윤리에 충실하면 해직된다는 의식 퍼지게 해"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20여명에 가까운 언론인들이 해고되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버금가는 참사다. 세월호 참사의 문제점은 정치 권력의 독재성과 언론장악 문제"라고 말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YTN 해직 동료들은 불의에 침묵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6년째 해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며 "민주국가에서 정권은 언론을 지원하되 간섭해서는 안 된다.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대변하는 공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해직언론인들이 하루 빨리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언론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동건 방송기자연합회장 또한 "현명하고 착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해고됐다. 불의를 못 참는 사람들이 해고됐다"며 "이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직업 윤리에 충실하면 해직되는구나'하는 의식이 퍼지게 된다. 이는 세월호 보도 참사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권영희 YTN지부장은 "오늘 이 자리를 보니 언론 자유를 열망하는 힘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공정보도를 위한 해직언론인들의 희생이 서글픔이나 분노를 넘어서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섯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지부 성명을 읽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말하며 지부 성명을 낭독했다. (관련성명 : [YTN지부 성명] 해직 6년, 이제는 복직해야 한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오정훈 연합뉴스 지부장, 조춘동 SBS A&T지부장, 장지호 스카이라이프 지부장, 권오훈 KBS 본부장, 이훈기 OBS 지부장, 김상철 CBS지부장, 김유경 전자신문 지부장,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 정인섭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등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YTN 경영난 해결은 공정보도와 해직 사태 해결"
YTN지부는 "사측 스스로도 인정하듯 경영은 YTN의 경영은 심각한 적자 구조가 예상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무엇보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보도가 가장 걱정이다. 이 근저에는 해직 사태의 씻을 수 없는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결책은 6년간 수없이 외쳤던 해직 사태 해결"이라며 "해직 사태 해결은 더 이상 해직 동료들의 문제가 아니다. YTN이라는 언론사와 그 구성원 전체의 생존의 문제다. 모두의 생존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즉각 해직사태 해결에 나서기를 간절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현재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있는 권석재 YTN 해직기자가 취재를 와서 눈길을 끌었다. 취재기자들이 권석재 기자에게 몰려서 취재를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권석재 YTN 해직기자는 "민망해서 취재 나올 생각이 없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되었다"며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잊지 않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권기자는 "대선에 희망을 걸기도 했었지만 정권에 기대하는 건 부질 없다고 생각한다"며 "옳은 일을 하면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세상의 이치를 믿는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평가 받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정방송 위한 YTN 투쟁 잊지 못할 것"
YTN지부 집행부는 아침 8시부터 상암 YTN사옥 로비에서 복직 촉구 농성을 진행했다. 저녁 6시 30분 로비에서 예정된 조합원 집결 집회를 앞두고 농성장에는 조합원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임장혁 공추위원장은 "해직기자의 복직 문제는 당사자인 6명의 문제가 아닌 조합원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해직 기자들을 굳이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비에 모인 조합원들은 "언론독립 외쳤다고 해직6년 웬말이냐", "공정방송 회사발전 복직으로 이뤄내자"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해직 문제 해결의 의지를 다졌다.
조합원 집회에서 권영희 YTN지부장은 "해직사태를 잊지 않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 벌써 여섯번째"라며 "날짜만을 기리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잊지 말아야 하기에 짧지만 소중한 자리를 마련한다. 하루 빨리 제대로 된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YTN 투쟁은 대한민국 언론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지점이었다"며 "MB정권의 언론 장악 전략을 드러나게 한 것이 YTN 투쟁이었고 그것을 지연시키고 축소 시킨 것이 YTN의 투쟁이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부조리한 정치 권력에 의연히 맞서 싸웠고, 다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갖고 이겨내야 한다"며 "복직의 의미는 우리 투쟁의 정당함을 인정받고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아직 지치지 않았다. 정권의 부조리함을 끝까지 밝히겠다는 마음으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요상 전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사무총장 또한 "YTN노조가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에 앞장선 것을 잊지 못한다"며 "YTN 공정방송 투쟁과 함께 하다가 언론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언소주 사무총장도 하면서 언론 살리기 운동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