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화요일 저녁 6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 MBC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MBC공대위)'는 매주 화요일을 'MBC에 화 내는 날'로 지정, 매주 정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날은 2012년 MBC본부 파업에 따른 업무방해소송 2심 판결이 예정 된 날이었다. MBC 공대위는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선고가 미뤄짐에 따라 복직을 기원하는 연대 행사로 축소했다.

 

   

2012년 공정방송 쟁취를 걸고 170일의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정영하 전 MBC본부장은 "일산 MBC 201호에 나가고 있는 임시사원 정영하"라며 "부서도 없고, 업무도 없기 때문에 '출근'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현재 처지를 밝혔다. 정영하 전 본부장을 비롯한 MBC 해직언론인들은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해고 무효 판결을 받고 일산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법원, MBC 해고자 6명 복직 명령  / ‘통제용 신분증’ ‘면피용 급여’ 인정 못 한다  )

정영하 전 MBC본부장은 "2년 전 파업을 하며 내걸었던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겠다'는 약속을 여전히 유효하다"며 "아직 굴종하지 않고 언론의 역할에 대한 생각으로 버티는 구성원들이 많이 있다. 잘 버텨서 싸워내겠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최용익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공동대표는 MBC 출신 선배 언론인으로서 MBC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최용익 공동대표는 "MBC가 이미 조직적으로 파괴된 현실을 잘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MBC가 정권 유지와 정당화에 앞장서며 언론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할 것이냐"며 "이런 식의 MBC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익 공동대표는 "2015년에는 조금은 달라진 MBC의 모습, 과거의 영광은 찾지 못하더라도 현재의 치욕스럽고 비굴한 모습은 벗어난 MBC를 보고 싶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저항을 한다면 그 움직임에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MBC 앞에 오니 즐거운 성탄과 연말, 희망찬 새해를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며 "MBC 안에 있는 벽을 넘어트리고 희망을 찾아내지 못하면 공영방송은 물론이고 이 땅의 민주주의 또한 불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날 산타할아버지로 분장, 해직자들에게 복직을 기원하는 의미로 목도리를 둘러줬다. 참가자들은 MBC의 복직을 기원하며 박을 터트렸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와 '해직자들을 정든 일터로'라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이 박에서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