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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법률지원기금 모금을 위한 후원주점에 정중히 초대합니다.

지난 10년간의 밀양 76만 5천 볼트 송전탑 저지 싸움.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공권력과 맞서 전국적으로 치열하게 싸운 시간만 따져도 2년 8개월입니다. 그동안 우리 밀양 할매들이 구급차로 응급실에 가신 것만 117회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은 33분이나 됩니다. 경찰에 연행되고 체증되어 형사처벌이 예정된 이들이 120명,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과 법률비용의 합이 2억 원이나 되었습니다.

한전이 세우는 송전탑은 밀양의 저 맑고 푸른 하늘을 산산 조각내며,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처럼 하늘을 찌를 듯이 쑥쑥 올라갑니다. 얼마 전 청도 삼평리 할매들을 폭력과 힘으로 밀어내고 세우는 송전탑도 이제 거의 다 완성되어 갑니다. 밀양송전탑 싸움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고, 송전탑이 다 세워지면 이제 더 이상 무슨 할 일이 남았냐는 질문을 들으면 마음이 먹먹해져 옵니다. 밀양 할매 할배들과 활동가들은 막막한 마음과 허탈한 상실감을 어찌 견뎌내고 계실까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걱정해 왔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밀양에서는 각자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밀양이 오히려 우리들에게 기운내고 다시 시작하자고 손을 내밀어 주고 계십니다. 재워주고 먹여줄 테니 밀양으로 놀러오라고 하십니다. 송전탑이 세워져도 저 송전선로에 전기가 흐르지 못하게 할 테니까 다시 힘내자고 하십니다. 흔들린 공동체를 다시 추스르고, “노후원전 폐쇄! 신규원전 중단!”을 외치시며, 탈핵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하십니다. 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전국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단단하고 따뜻한 연대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밀양 할매 할배들은 이런 분들이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잡은 손을 더 단단히 잡고 할매들과 할배들과 ‘밀양’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밀양이 감당해야 할 벌금과 법률비용이 2억 원에 달합니다. 그동안 전국에서 참으로 많은 분들이 밀양을 방문하고 후원 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분들께 다시 한 번 밀양을 위해 마음을 내어 달라 부탁드리는 것이 송구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밀양과 연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 중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며 9월 20일(토) 서울에서 첫 번째로 밀양후원주점을 열고자 합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후원주점이 잘 마무리 되면 전국 광역 시도를 중심으로 밀양을 후원하고 연대하는 다양한 형태의 행사들을 준비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할매들이 손수 요리 하신 음식도 사 드시고, 할매들 옆에서 집회나 인터뷰에서 들어보지 못한 밀양의 진솔한 이야기들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밀양후원주점은 그동안 ‘SKYM 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 해 왔던 쌍용 강정 용산 밀양이 다시 모여 이후 함께 하는 싸움을 준비하게 될 것입니다. “쌍용이 나르고, 용산이 광내고, 강정이 만든다”는 정신으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음식과 술을 나르고, 용산참사 유족들이 회계와 총무를 담당하며, 강정주민들이 제주에서 올라와 주방을 책임지며 준비하려고 합니다. 부디 후원주점 표도 사주시고, 후원금도 보태주시고, 경매 등을 위한 후원물품도 보내주시고, 가능하신 분들은 당일 자원 활동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밀양과 함께 무엇을 할까 고민하셨던 분들 모두 9월 20일 후원주점에서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있는 약속을 장소를 바꾸시고 없던 약속은 새로 만들어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늘 감사합니다.

밀양 법률지원기금 모금을 위한 후원주점 <손잡아 酒이소!>

  •   2014년 9월 20(토) 오후 3시~11시, 을지로입구 태성골뱅이 신사
  •  후원계좌 : 국민은행 754801-01-669117 문규현(밀양희망버스)
  •  후원물품 보내실 곳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3 (우)110-806 환경운동연합
  •  자원활동 신청과 문의 :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 수지 070-7438-8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