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삼척 시민들의 원전유치 반대를 겸허히 수용하라

 더 이상 지역 주민 뜻에 반하는 원전유치 강행은 사라져야 한다.

 삼척주민투표 결과 85% 원전유치 반대 확인

지난 9일 치뤄진 삼척 원전 유치찬반 투표 결과, 주민투표명부 등록자 42,488명 중 28,868명이 참가해 투표율 67.9%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6.4 지방선거 투표율인 68.8%와 비슷한 수치로, 징검다리 연휴의 시작일임을 감안하면 신규원전 문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여실히 입증해준 수치이다. 또한 85%라는 압도적인 신규원전유치 반대 결과는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의 일방적 원전정책에 대한 삼척시민들의 반대의사를 확고히 보여준 것이며, 동시에 정부의 강압적 원전정책으로 전국 곳곳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싸워온 모든 사람들의 의지를 대표해서 국민의사에 반하여 되풀이 되어온 원전정책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10월 9일은 이제 새로운 역사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이 땅에 막무가내식 핵발전소 건설은 불가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확인한 날로 말이다. 대한민국 핵발전소가 건설되기 시작한 이래 40여 년간 단 한번도, 신규 핵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는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고 반영한 역사가 없었다.

삼척은 핵발전소 부지로, 핵폐기물 처리장 부지로, 그리고 또다시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거론되어 오면서 주민들의 평화로운 일상 30여년을 빼앗겨 왔다. 친인척, 동료들마저 신규원전 유치에 대한 입장차이로 공동체가 분열되는 등 오랜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김대수 전 시장은 이러한 상황을 화합으로 이끌어가기는커녕, 주민투표 실시를 전제로 신규원전 유치 신청을 결정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리고 삼척 신규원전 유치추진위원회가 실시한 96.9%가 신규원전 유치를 찬성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서명부를 들이대며 주민들을 기만해왔다. 현재 그 서명부는 대리서명, 서명인을 특정할 수 없는 허위 서명부가 다수 발견되는 등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정부의 ‘국가사무’라는 무책임한 방해로 민간주민투표관리위원회를 꾸려 이뤄졌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정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들여 선거관리에서 손을 땐 상황에서 짧은 투표기간 동안 직접 시민들의 정보공개 사전동의서를 받아가며 이뤄낸 기적이다. 아니, 기적이 아니다. 주민들이 뽑은 시장조차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추진해온 핵발전소 유치에 대한 분노와 이러한 비민주적인 핵발전 정책추진 방식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주민들의 오랜 염원의 결실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주민들의 의사 반영을 막고 있는 현행 제도에 무릎 꿇지 않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로 확인한 주민들의 신규원전유치 반대의사가 유치철회라는 현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보다 더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삼척시민들의 확고한 의사를 확인하였기에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을 포함하여, 탈핵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과 인권과 민주주의, 지방분권의 가치를 지키려는 국민들이 기꺼이 함께 할 것이기다. 삼척시민들의 이후 투쟁은 외롭지 않을 것이며, 그 길의 끝에서 삼척시민들은 반드시 그들의 의지를 현실로 구현할 것임을 확신한다.

정부는 삼척시민들의 신규원전유치 반대의사를 즉각 겸허히 수용하고 삼척을 신규원전부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신속히 집행해야한다. 그것이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줄이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4. 10. 10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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