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지향)일기 시즌3]

비건의 집들이

 

지난 주말, 나는 친구의 집들이에 초대받았다. 비건인 나를 위해 친구는 2주 전부터 차림표를 구성하고 장을 보았다고 한다. 친구가 만든 정성 가득한 음식을 먹으며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 땐, 그 과정에 먹을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순간이 단 한 순간도 없다는 것과 먹는 사람은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사실 나는 요리를 맛있게 만들기가 어렵고, 요리를 하는 것에도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건 내가 만든 요리가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맛이 없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우리 집 인덕션은 맨날 쉬고 있다. 게다가 비건이 되고 난 이후엔  요리가 더 어려워졌다. 파스타 소스 하나도 완벽한 비건은 찾기 힘들었고, 나물과 맑은국은 진작 포기했다. 그런데도 나는 우리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 친구가 나를 위해 비건 음식을 만들어주고, 공간을 내어준 것처럼.  내가 만든 비건 음식과 술을 나눠 먹으며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챈 친구가 집들이 이후 나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비건으로 살고 있는 내가 언제 어디서든 맛있는 음식을 잘 챙겨 먹고, 늘 건강하길 바란다며 나의 눈높이에 맞춘 비건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었다. 이 레시피를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 

나처럼 요리에 자신 없는 비건도 누군가에게 무해한 한 끼 맛있게 대접할 수 있도록.

 

<맛있는 비건 집들이 레시피>

토마토 오이무침이 :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 중간중간 먹기도 좋고, 가벼운 술안주로도 정말 완벽했다!

재료 : 오이2, 토마토3, 참깨 갈아서 3 티스푼, 진간장 3 밥숟가락, 설탕 1/2 밥숟가락, 연두 1 티스푼, 식초 1 티스푼, 참기름 1 티스푼

1. 오이는 씨를 파내고, 썰어서 소금을 1 티스푼 뿌린 뒤 물기를 꼭 짠다.

2. 10분 뒤 토마토 썰어서 씨를 빼고 한 그릇에 담아 모든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버섯 탕수와 큐두부 탕수 : 그런데... 에어프라이어가 필요하다.

재료 : 새송이버섯 2개. 전분 2 밥숟가락, 소금 1 티스푼, 후추 1 티스푼,큐두부 380g

*소스 : 진간장 2 밥숟가락, 식초 2 밥숟가락, 설탕 1.5 밥숟가락, 아가베시럽 1 밥숟가락, 물 1/2 컵(종이컵 기준), 전분물(물 2 밥숟가락, 전분 1 밥숟가락)

1. 버섯을 깍뚝 썰어 소금 1 티스푼, 후추 1티스푼을 뿌려 밑간한다.

2. 전분 가루에 한 번 뒹굴~ 전분물(물 2 밥숟가락, 전분 1 밥숟가락)을 묻혀 기름에 자박자박 튀긴다.

3. 큐두부는 썰어낸 그대로 에어프라이어에 돌린다.

4. 팬에 전분물 제외 소스 재료 모두 넣고 끓이다 전분물을 넣어 걸쭉해지면 불을 끈다.

번외, 비건 안주 - 고추냉이 토마토 : 내가 제일 자주 만드는 요리가 아닌 요리...

재료 : 토마토 1, 고추냉이 1 티스푼, 올리고당 주르륵 한 줄

1. 토마토를 먹고 싶은 모양으로 썬다.

2. 토마토를 펼친 뒤, 올리고당 주르륵 한 줄, 그리고 고추냉이를 한쪽에 같이 담는다.

3. 토마토에 고추냉이를 얹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