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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손상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악영향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3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한 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세먼지는 만성 폐쇄성질환, 급만성 호흡기질환, 심장질환, 뇌졸중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끼치며, 미세먼지의 농도 증가와 심장질환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 증가가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미세먼지의 신체손상에 대해서 상당부분 밝혀지고 있지만, 최근들어 미세먼지가 생물학적 기전을 통해 정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밝혀지고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일으켜

2008년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서울·제주·베이징·아라산(황사 발원지)의 초등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M10, PM2.5의 농도가 증가하면 아이들의 산화손상 생체지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산화손상은 금속이나 활성산소 등에 의해 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암과 퇴행성질환은 산화손상에서 시작된다. 신동천 연세대 의대 교수는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간 미세먼지나 호흡기의 후각세포를 통해 직접 뇌에 도달한 미세먼지가 뇌를 먹여 살리는 지지세포에 미세 염증을 일으키면 감정의 안정화 기능을 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공기 중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불안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멜린다 파워(Melinda Power) 교수는 간호사건강연구에 등록된 71,271명(평균연령 57~85세)의 여성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노출정도와 불안장애 유병률을 분석했는데,

BritishMedicalJournal-Logo분석결과 직경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 노출도가 높은 여성일수록 불안장애 발병위험이 12~15% 높았으며 가장 최근에 노출될수록 더 밀접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J의학저널에 실린 이 연구결과에서  파워 교수는 “연구결과는 미세먼지 노출이 정신건강과 관련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세먼지 37.82μg/㎥ 증가할때마다 자살률은 3.2%씩 늘어나

미세먼지가 혈액에 녹아 뇌로 올라가 뇌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되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각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5대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의 변화에 따라 자살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가 발생, 1주일을 기준으로 대기 중 농도가 37.82μg/㎥ 증가할 때 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2%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한 주에는 자살률이 3.6% 증가했으며, 자살위험이 10% 높았고, 심장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19%나 높아졌다.
연구팀은  미세먼지나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중추 신경계의 면역 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경우 우울감과 충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대기오염이 지속되면 우리 몸 안에서 스트레스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겨 자살과 관련 있는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