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5월 8일 국회에서 여성정치연구소와 함께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성 지역구 의무 공천에 대한 소극적 행보에 대하여 당헌 제 8조 지역구 30% 여성 의무공천을 꼭 따를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의원 유승희 의원님의 주재 하에 개최하였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 기자회견문 >
 
새정치민주연합 여성정치참여 확대 의지 있나?
당지도부도 당헌(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 지키지 않아.
 
금번 6.4 지방선거에서 모든 당이 정당공천을 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그동안 꾸준히 확대되어 온 여성의 정치참여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새정치’를 기치로 새로이 창당을 하며 당헌 제8조에 ‘지역구 30% 이상 여성의무추천’ 조항을 명시함으로써, 매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되어왔던 여성공천 문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공천과정에서 현역 여성의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하는 등 기초공천제 폐지 당론의 이유가 되었던 공천제의 폐해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어 여성정치참여 후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이계안·오영식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과 이목희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당은 여성, 장애인, 청년 등 사회적 소수자와 새터민, 국가유공자 등을 배려한 공천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라며 “이제 국민과 당원께 개혁공천으로 답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힌바 있다. 우리는 또다시 기대를 걸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과정이 여성의 정치참여를 공고히 하는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다려왔다.
 
그런데 지난 5월 4일, 5일 이틀에 걸쳐 발표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의 1, 2차 공천결과는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이 여성정치참여를 확대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에서 발표한 공천 결과를 보면, 불과 2곳에 불과한 여성 기초단체장 출마자를 의무공천하지 못하고 있고, 기초선거구를 여성의무추천선거구로 정해놓고도 여성후보를 경선시키거나 ‘나’번에 배정하는 등 당헌과 공직선거법 취지에 위배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2010년보다도 못한 여성공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헌을 누구보다도 먼저, 제대로 지켜야할 새정치민주연합 당지도부조차 여성의무공천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어, 여성정치참여 확대의 실천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 당지도부조차 지키지 않는 당헌을 과연 누구에게 지키라고 할 수 있겠는가?
김한길 당대표 지역인 광진구갑은 유일한 광역 여성후보를 경선으로 내몰았고, 안철수 당대표 지역인 노원구병은 기초 여성의무공천 1명 외에 기초여성후보 1명은 컷오프, 광역여성후보 1명은 경선지역으로 결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 지역인 동작구갑은 더욱 황당하다. 유일한 여성후보를 2인 선거구에서 ‘나’번을 배정해 그저 ‘여성을 공천했다’는 면피성 공천을 자행했고, 노웅래 사무총장 지역인 마포구갑은 1명의 여성의무공천을 제외하고 모든 여성후보자를 경선으로 결정했다. 이번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목희 위원장 지역인 금천구 역시, 2명의 여성후보자 중 1명은 경선, 1명은 2인선거구의 ‘나’번으로 공천했다.
 
우리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지도부의 당헌 제8조 위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서울시당에서는 6일째, 여성 출마자들이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을 지키라는 농성을 하고 있다. 당헌에 버젓이 명시된 조항조차 공천의 원칙으로 정하지 못하고, 그때 그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공천결과를 우리는 납득할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말로 여성정치참여 확대의 의지가 있다면, 이제라도 원칙을 바로 세우고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을 이행해야 한다. 당헌은 당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최우선하는 헌법이다. 이러한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면, 선장을 잃어버린 세월호처럼, 가치와 원칙이 실종된 대한민국 정부처럼,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는 저 깊은 심해로 침몰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의신청된 공천 결과를 놓고 재심위원회(인재근 위원장)가 열린다. 이후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을 할 것이다. 이제라도 제발, 원칙을 지키고 당헌을 지키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끝까지 지역구 30% 여성의무추천 조항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지, 공천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해서 여성후보 공천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는지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전 국민 앞에 공표할 것이다.
 
2014년 5월 8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여성정치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