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해가 밝았습니다. 이번은 검은 토끼해라지요?

부지런히 먹고 다산하는 토끼처럼 우리 사회도 기뻐할 일이 많은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요즘은 집에서 명절 차례를 지내는 댁도 있지만, 해외 여행지나 물과 산이 있는 리조트에서 주문 배송한 ‘맞춤 차례’를 지내는 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장에 가보니 차례 음식을 마련해 두고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반 조리식품 형태의 차례 음식은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시절이 달라지고 있어, 전통을 지키면서 편이를 선택하는 이들을 나무라기는 어렵습니다.

이제 차례와 제사를 모두 생략하고 지내는 가정이 꽤 늘어난 듯합니다. 그것도 선택 문제라고 해야겠지요?

편의를 따라가다 보면 늘 만나게 되는 건 1회용품 남용과 포장 공해입니다.

그게 늘 고민이지만, 가끔 그릇을 들고 와서 음식을 담아가는 분을 시장통에서 만나면 마음이 환해집니다. 고맙고 반갑습니다. 저희는 헌 비닐봉투와 장바구니 정도의 성의(?)만 보이는 터라 좀 부끄럽기도 합니다.

외식 후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싸들고 올 때도 ‘남은 음식과 새 포장 용기’ 둘 중에 어느 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실 때가 있지요? 작은 그릇을 늘 가방에 넣고 외식자리에 온다는 분이 정답입니다. 제 지인 한 분은, 과식을 선택하고 다음 끼니를 포기하는 과격파이십니다. 그 분은 밥상위에 놓인 것이면 반찬까지 깨끗하게 비우자는 잔반 제로주의자라서 감탄과 우려를 함께 자아냅니다.

제가 너무 나이든 티를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명절은 늘 과식하는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매일 상시 과식이 현대 사회의 새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먹방’ 이라는 이름으로 폭식도 유행입니다. 반환경적이기 이전에 참으로 비인간적입니다. 과식의 결과는 개인적으로는 과체중, 고혈압, 고지혈증,....성인병입니다. 저도 그 덫에 살짝 걸려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의료경비 과다지출과 수질 토양오염, 대기질 악화, 기후재앙입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차례 상을 간소화하는 일이나 차례 문화 퇴조가 환경적으로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간소화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아직 청산에 손을 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신 세배하는 자리에서, 세뱃돈과 함께 덕담을 건네실 때

"애들아, 환경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인 건 잘 알지? 일상에서도 잊지 말고 살아라!"

그렇게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환경 문제가 국가의 첫 번째 의제가 되어야 하는데... 하고 걱정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새해를 맞습니다.

그런 중에도 환경 의제에 오래 관심을 갖고, 변함없이 환경운동연합을 격려해주시는 회원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인사 올립니다.

계묘년 새해, 몸은 편안하고, 마음은 넉넉하시기 빕니다.

 

계묘년 첫 아침에
<환경운동연합>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