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보도자료

원자력안전위원회, 경주방폐장에 활동성 단층 이미 인정
건설․운영 허가 이후 추가 단층 발견돼. 암질지수(RQD) 조작 해명도 사실과 달라
경주 방폐장 안전성 평가 공개적으로 재실시 해야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주 방폐장부지의 단층들 중 일부를 ‘활동성단층’으로 이미 평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8월 21일 공개한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운영 안전성 심사결과 보고서’따르면, 경주 방폐장 안전성 심사의 실무를 진행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5개 주요 단층이 비활동성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이고 정량적인 입증자료를 제시하도록 요구하였음. (…중략…) Z21 및 Z31 단층에 대해서 비활동성으로 판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음. 신청자는 보수적인 측면에서 Z21 및 Z31 단층에 대하여 안전성 영향평가를 수행’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즉, 경주 방폐장 부지에 인접한 Z21과 Z31 단층을 보수적인 측면에서 활동성 단층으로 인정하고 안전성 영향평가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 당시 경주 방폐장 건설․운영 허가 신청자인 한국수력원자력(주)은 방폐장 부지에 있는 활성단층들 중 Z21과 Z31 단층에 대해 활동성단층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Z21은 34만 8천 년 전에 단층활동을 했고, Z31은 20만 9천 년 전에 단층활동을 한 것을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 두 단층이 서로 다른 단층이라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하나의 단층으로 보고, 5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두 차례 움직인 활동성단층이라는 내용으로 영향평가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인정하고 안전성 평가 자료를 근거로 2008년 7월 31일에 경주 방폐장 건설․운영 허가를 내줬다.

◯ 활성단층은 180만 ~ 200만 년 전에 형성된 제 4기 지층이 움직인 단층을 말한다. 활동성단층은 원자로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 원안위 고시 제2012-3호에 의해 50만년부터 지금까지 두 번 또는 3만 5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 움직인 단층을 말한다. 활성단층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에 명시되어 있고 활동성단층은 앞서 언급한 ‘원자로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과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에 명시되어 있다.

◯ 경주 방폐장 부지에는 활성단층이 4개 존재하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중 두 개의 단층을 하나로 봐서 활동성단층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당시에는 활동성 단층으로 인해 방폐장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평가는 1995년 굴업도를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한 이후 활성단층 발견만으로도 부지지정을 취소한 것과 다른 조치이다. 경주 방폐장 부지에서 활성단층과 활동성단층이 발견되었으면 굴업도의 선례를 따라서 부지 지정을 취소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활동성단층에도 불구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허가를 받아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F단층까지 발견되었으며 이들 단층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Z 단층들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안전성 평가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절차를 되돌리지 않았다. 부지선정 당시에 발견되지 않은 활성단층, 활동성단층이 건설․운영 허가 시에 확인되었지만 절차를 계속 진행시켰고 공사 중에 추가 단층이 발견되었지만 역시 되돌리지 않고 절차를 계속 진행시켰다. 현재도 지하수 유동모델링 조사를 다시 하는 등 보완조치만 추가하고 있는데 경주 방폐장 안전성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경주 방폐장 부지조사 보고서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암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암질지수는 시추공 4개에서 20~31%로 낮게 나왔지만, 이 보고서가 은폐된 상태에서 부지선정위원회는 암질지수를 60~80%로 양호한 암반이라고 조작했다. 2009년 이후 보고서 공개로 문제가 되자 사일로가 위치한 EL -80~130m 지점의 암질지수는 양호하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시추는 EL-100m까지만 시행했으며 EL-80~100m 부위의 암질지수 역시 15%, 40%, 62%, 76%로 전체 평균은 48%에 불과하다.

◯ 준공을 앞둔 경주 방폐장의 안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6천 억 원 넘게 비용이 들었지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핵폐기물을 저장해서는 안 된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면적인 안전성 평가를 공개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

*본문에 언급된 보고서 등의 자료가 필요하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2014년 9월 4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

※ 문의 : 양이원영 환경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010-4288-840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