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진주의료원을 경남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기공식 강행에 대한 입장 (2015. 6. 29)

 

공공의료 파괴하는 기공식, 온몸으로 막겠다! 
주민투표 요건 달성되었는데도 리모델링 공사 강행이라니...
진주의료원 리모델링 기공식은 공공의료 파괴 알리는 조종! 
차라리 재난대비 전문병원으로 활용하도록 국가에 헌납하라! 
홍지사의 독재행정과 불법행위에 대한 항의행동을 호소한다!

 

○ 경상남도가 기어이 진주의료원을 경상남도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 기공식을 강행하기로 했다. 경상남도는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6월 16일로 예정된 기공식을 미뤘으나 메르스 사태가 잠시 주춤하는 틈을 타 7월 3일 오후 4시 기공식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리모델링 공사에는 161억원이 투입된다. 161억원이면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에 지원한 연평균 12억원을 13년 이상 지원할 수 있는 액수이다. 경상남도는 2016년 1월 서부청사를 개청하기 위해 더 이상 리모델링 공사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인 듯하다. 

 

○ 국민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는 공공의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었다. 공공의료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고, 감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메르스 사태가 가르쳐 준 뼈저린 교훈이었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 교훈에 역행하여 자신이 강제 폐쇄한 공공병원이 회생하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는 리모델링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 홍준표 도지사는 메르스와 같은 국가재난사태 앞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의료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공병원 재개원의 싹을 잘라버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다른 민간병원들이 환자감소를 우려하여 신종플루환자를 외면할 때 진주의료원은 신종플루환자들을 수용하여 훌륭하게 치료함으로써 지역거점공공병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만약 진주의료원이 폐업되지 않았다면, 사천 메르스 의심환자가 20km 밖에 안되는 가까운 진주의료원을 놔두고 120km나 떨어져 있는 먼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가서 입원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경남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전면 철회하고, 지금 즉각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

 

○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주민투표 청구 서명운동 마감일인 6월 28일 현재 서명자는 경남도 유권자의 1/20인 13만 3826명을 넘어섰다.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요건이 갖춰진 것이다. 이것은 폐업된 진주의료원을 살리고자 하는 경남도민의 마음이 뭉쳐진 결과이자, 홍준표 도지사의 독재행정에 맞서 주민의 힘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의 가능성을 열어낸 값진 결실이다.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주민투표 청구서명운동 결과를 존중하여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전면 포기하고,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나서라!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해야 할 일은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역사의 무덤속에 묻어버리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아니라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대해 경남도민과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진주의료원의 문을 여는 것이다. 경남도청 서부청사는 진주의료원이 아닌 다른 곳에 짓거나 다른 건물을 활용하면 된다.

 

○ 일각에서는 홍준표 도지사가 내년 1월 서부청사 개청을 서두르는 이유를 두고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경남도민의 건강을 위한 공공병원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흥정물로 취급하는 셈이다. 이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협잡행위이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7월 3일 서부청사 기공식 축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 기공식은 서부경남시대 개막을 알리는 축포가 아니라 서부경남 유일의 지역거점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의 종말을 알리는 조종일 뿐이다.  2013년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때부터 지금까지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그리고 폐업된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기 위해 2년 4개월 동안 싸워온 우리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유지현)는 진주의료원을 역사의 무덤속에 매장하는 기공식을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온몸으로 막을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3일 전국 각지에서 진주의료원으로 총집결하여 서부청사 기공식을 규탄하고 온몸으로 막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 삽질을 시작할 것이 아니라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펜스 철거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도저히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할 의지나 자신이 없다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유사시에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환자와 국가재난환자를 치료하는 지역거점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차라리 진주의료원을 국가에 헌납하라.

 

○ 아울러, 우리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메르스사태에도 불구하고 음압시설까지 갖춘 최고 수준의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공사를 강행하려는 홍준표 도지사의 독재행정을 막아주십시오. 6개월간의 서명을 통해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 요건을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법과 주민투표법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려는 홍준표 도지사의 불법행위를 막아주십시오. 공공병원을 파괴하는 경상남도에 강력히 항의하고, 공공병원을 살리기 위해 7월 3일 진주의료원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2015. 6. 29.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