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혁신과 통합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선언>

지금 한국 사회는 붕괴 직전의 상황이다. 박근혜 정권은 살릴 수 있는 세월호 승객 304명을 구조하지 못한 채 수장시키고도 전혀 성찰을 하지 않고서 메르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였다. 이에 수 천 명이 격리되고 국민 모두가 공포와 불안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고 해외 관광객은 발을 끊고 경제는 날로 위축되고 있다. 가계부채는 이미 1,100조 원을 넘어섰고, 900만 명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며, 청년의 태반이 일하고 싶어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거리를 헤매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전쟁의 파고는 높은데 남과 북의 갈등은 고조되고, 정권은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상황만 악화시키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은 자본-권력-보수언론으로 이루어진 카르텔이 모든 것을 독점한 채 부패와 비리를 자행하고 있는데 이를 견제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세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검찰과 사법부는 새누리당 정권의 마름 구실을 충실히 하고 있고, 언론은 권력과 자본의 나팔수로 전락하였으며, 권력-자본 카르텔은 국민을 잡아먹는 괴물로 변하였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삼성병원은 이윤을 위해서라면 국민은 물론, 자기네 병원의 환자와 의사의 생명까지도 무시하는 천민자본의 막장을 보여주었고, 정권은 철저히 자본의 편에 서서 국민의 생명을 뒷전으로 미루는 반국민적 행보를 했다.

예술정신의 핵심은 ‘부정’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기존체제에서 불온한 것을 상상하고, 이미 낯익고 상투적이어서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는 형식과 스타일과 내용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예술가란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다.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아픔과 똑같이 느껴지고, 세상의 부조리와 모순을 대하였을 때 온몸이 전율하는 이들이 예술가다. 그러기에 우리는 용산에서, 밀양에서, 강정에서 세월호 광장에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였으며, 이 나라의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하였으며, 국민을 억압하는 체제에 저항하여 새로운 상상들을 창조적 예술로 표현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수사적으로만 문화융성시대를 외칠 뿐, 예술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구현하려는 이 모든 실존적 행위를 탄압하고 있다.

좋든 싫든 정치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 정치가 좋지 않은데 사회가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정치는 무능한 새누리당 정권과 더 무능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벌이는 블랙 코메디 속에서 한치도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비극적 정치 상황을 극복하는 여러 길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진보 정치 세력이 하나로 연대하여 정치를 바로 잡고 타락한 국가-자본 카르텔을 해체하여, 노동자와 서민의 삶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도록 대한민국의 모든 시스템을 새롭게 건설하는 것이다. 양당 체제를 강제하는 현행 선거법은 새누리당에게는 일당 독재를, 무능한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안정적인 제1야당의 지위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연대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국민모임이 만들어지고,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가 하나로 통합하자는 선언을 하였다. 우리는 이것이 부패공화국을 바로 잡는 길이자 노동자와 서민이 다시 희망을 품고 이를 현실로 전환할 수 있는 기점이라 확신한다. 이는 부정의 정신을 구현하고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현실에 발을 디디면서도 이를 넘어서서 불온하고 창조적인 상상을 할 수 있는 예술의 길을 활짝 열기도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예술가들은 국민모임,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정의당이 하나가 되어 누란지위(累卵之危)에 있는 나라와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신음하고 있는 국민과 예술가들을 구원하기를 고대하면서 다음을 요청한다.

1.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은 상층부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서 진보적인 이념과 의견을 추구하는 모든 대중들의 꿈과 의제를 아래로부터, 지역으로부터 수렴하고 이들의 열망과 지지를 동력으로 화학적 결합을 해야 한다.

2. 각 조직과 정당은 알량한 기득권과 낡은 이념과 정책을 포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담대하게 혁신적으로 진보의 비전을 펼치고 이를 정책과 실천으로 구현하라.

3. 각 조직과 정당은 각자 ‘구태’가 무엇이었던가에 대하여 통렬하게 성찰하고, 낡은 방식의 운동과 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라.

4. 새누리당과 새정련의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다양한 정치세력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올바른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거법을 개정하라.

2015년 6월 25일
진보의 혁신과 통합을 적극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일동

<서명자 총 148명>

진보의 혁신과 통합을 적극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일동

강승민(배우),
강제권(연출),
고형순(풍류마을협동조합 공연기획),
공수창(감독),
구향숙((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국장),
권경원(감독),
권병길(배우),
권현형(시인),
길종갑((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부회장),
김 영(프로듀서),
김광태(배우),
김기호((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화가),
김나영(작가),
김미진(풍물),
김봉건(배우),
김봉준(신화미술관 관장),
김상수((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전통공예가),
김성인((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부회장),
김영호(대전민예총 이사장),
김용애((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공예가),
김은경(시인),
김응교(평론가),
김인순((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화가),
김인영(음악),
김일영(시인),
김일준(연극연출),
김재영(소설가),
김정은(배우),
김주희(연극인),
김준철((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화가),
김지훈(환경),
김진열(생활그림발전소 소장),
김진희(공연),
김해자(시인),
김현자(생명미술시민작가회),
김혜경(주기화실 화가),
김효영((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화가 ),
김효진(배우),
김희경(연극배우),
남경식(풍류마을협동조합 전통음악),
노지영(평론가),
도창선(연극배우),
류재광((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부 풍물위원장),
맹문재(시인),
문동만(시인),
문상희(배우),
박미란((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사무국장),
박상률(작가),
박성진(감독),
박승주(음악),
박인식(감독),
박재은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전통공예가),
박제욱(영화감독),
박종우(연극연출),
박종혁(화가),
백건우(작가회의 문학),
백재호(감독),
백중기((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화가),
변종수(연극),
부지영(감독),
서은(배우),
성락윤((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부 풍물),
성향숙(시인),
손경원(배우),
손소영(배우),
송바울(연출),
송현진(배우),
신애자(풍류마을협동조합 전통춤),
안갑열(성악가),
안영숙(생활미술시민작가회 화가),
양기환(제작),
양형모(풍류마을협동조합),
오누리(배우),
오민애(배우),
오삼록(원주옻문화센타 옻칠장인),
오세곤(연출),
오수미(피디),
우미선(풍류마을협동조합 공연기획),
원민규((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장),
원종태(문학),
유진희(배우),
윤유경(감독),
이동준(연출),
이록현(미술),
이상훈((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부 전 지부장),
이상희(배우),
이승현(문화기획자 ),
이시백(소설가),
이애경(연극배우),
이영욱(연극배우),
이운구(서양화가),
이자은(배우),
이정숙(생활그림발전소 아웃사이더아트팀장),
이정옥((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회 사진작가),
이정황(감독),
이종승(배우),
이종호(피디),
이준동(제작),
이창희((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부 전 지부장),
이충렬(감독),
이태관(피디),
이호성(배우),
이효립(연극),
임동확(시인),
임선희((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전통예술가),
임성대(풍류마을협동조합 사업단장),
임지영(문학),
임진철((사)청미래재단 이사장),
장성규(평론가),
장승완((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회 미디어분과 위원장),
장용철(배우),
장용철(배우),
장항석(연극기획),
전병태(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소현(연극배우),
전수일(감독),
정대호(풍류마을협동조합 상임이사),
정수석(예술극장 이달의꿈 극장장),
정순교((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원주지부 공예분과위원장),
정지영(감독),
정하담(배우),
정현경((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사무국장),
정현신(문학),
정호선(카오스아트피아 대표),
조종원(배우),
조현숙(생명미술시민자가회 생태미술가),
주송렬(조각가),
지춘성(배우),
차영배(생활미술시민작가회 화가),
채승훈(연극연출),
최병준(배우),
최정순((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회 화가),
최정직((사)청미래재단 보령지부장),
추동엽(음악),
하창수(소설가),
한 결(프로듀서),
한현근(시나리오작가),
한혜수(배우),
허 철(감독),
허강일((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화가),
허달용(화가),
허은실(시인),
홍기돈(평론가),
홍성원(영화정책),
홍승희((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강원지회 화가),
홍정연(배우),
홍환표(배우 ),
황효창((사)강원민족예술인총연합 회장),
<서명자 총 14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