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 2014-12-03 13:01:04 |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 1차 유해발굴 보고대회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다래헌에서 열린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 1차 유해발굴 보고대회'에서 박선주 발굴단장이 유해발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 유해발굴 공동조사단(공동조사단)은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에서 우리 경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됐다고 2일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49통일평화재단, 한국전쟁유족회 등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호평빌딩 다래헌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 1차 유해 발굴 보고대회'를 열고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유해 발굴에 대한 지원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유해들이 아직도 전국 곳곳에 방치되고 있지만 국가는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마땅히 지켜야할 국가적 책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조차지지 않고 있다"며 "민간이 나서서 발굴 작업을 하는 것은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진실규명에 대한 법과 제도를 구비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은 "한국전쟁 포성 멎은 지 60년 넘었지만 전쟁의 상흔은 여전히 많다"며 "60년이 지난 사건을 조사하고 유해 발굴하는 것은 다시는 이 땅에 참혹한 전쟁이 없도록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박선주 발굴단장은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매장지에서 출토된 유해는 최소 39명"이라며 "매장지 안에서 발견된 카빈 탄피와 탄두는 당시 경찰이 주로 쓰는 것으로 근접 내지 확인 사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 참가했던 김나경(영남대 문화인류학과)씨는 "역사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느끼기까지 22년 걸렸다"며 "국사 교과서에는 가해자 주체가 불분명해 민족상잔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어 화가 났다. 국민이 감시자가 돼 하루빨리 진상규명 했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병현 진주유족회장은 "아무도 찾지 않고 수십 년간 차디찬 골짜기에 묻혀있던 아버지를 드디어 가족 품으로 모셔왔는데 그마저도 안치시설이 없어 컨테이너에 보관해야 한다"며 "무고한 죽음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석태 공동대표는 "갑자기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이번에 발굴된 희생자들과 세월호 희생자들은 비슷하다"며 "유해 발굴과 진실 규명, 그에 따른 사과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세웅 공동대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서 마음이 매우 아프고 그분들의 아픔을 간직하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해야한다"며 "불의한 국가의 관리들, 공직자들에 대한 윤리적 꾸짖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용석 한양대 교수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 관심이 없다. 예산을 편성할 생각도 없다"며 "2차 발굴도 정부지원 없이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2014-12-0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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