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5-02-05 17:43:48




민간공동조사위 3월1일까지

2007년 시굴땐 30여구 수습


한국전쟁민간공동조사위원회(민간조사위)가 오는 23일부터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한국전쟁 초기에 집단 학살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에 나선다. 민간조사위는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등으로 꾸려졌으며, 민간조사위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기는 지난해 경남 진주 용산리에 이어 2번째다.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등 20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는 4일 대전시청에서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조사위가 산내 골령골에서 유해 발굴에 나선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들도 유해 발굴에 힘을 보태려고 공동대책위를 꾸렸다”고 밝혔다.

발굴은 3월1일까지 대전시 동구 낭월동 산 13-1 일대 600여㎡에서 진행된다. 발굴단장은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고고미술사학과)가 맡았고, 2007년 골령골에서 시굴했던 노용석 한양대 교수팀이 유해 발굴을 하게 된다. 2007년 시굴에서는 유골 30여구와 학생복 단추, 탄피 등이 수습됐으나 땅주인의 발굴 반대와 경작, 건축 등으로 본격적인 발굴을 하지 못했다.

공동대책위는 “골령골 학살지는 보도연맹, 여순사건, 제주 4·3항쟁 관련 민간인들이 희생된 곳으로, 1950년 6월~1951년 1월 사이 4차례에 걸쳐 4400~8000명이 군경에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1000명 이상이 희생된 대규모 학살지는 2곳이고 최소 4곳의 골짜기 경사면에서 소규모 학살이 있었다. 이번에 발굴하는 곳은 대규모 매장지 2곳 가운데 교회 위쪽 경작지 일대”라고 설명했다.

산내 골령골에서는 1950년 6월 말과 7월 초(대전형무소 수감자), 7월 말(보도연맹), 1950년 12월~1951년 1월(부역 혐의자) 등 4차례에 걸쳐 민간인 수천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등은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고 진상 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현장은 보존·발굴이 이뤄지지 않은 채 도로가 건설되고 경작지로 개간돼 훼손돼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상조사와 유해 발굴에 나섰으나 2010년 활동이 종료되면서 산내 등 전국의 민간인 학살지에 대한 조사과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소영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은 “정부와 국회는 한국전쟁 앞뒤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규명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대전시 등 자치단체들은 비극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희생자 위령제를 지원해 유족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송인걸 기자 [email protected]

<2015-02-04> 한겨레

☞기사원문: 한국전쟁 초기 민간인 4400~8000명 학살…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23일 시작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7000여 명 학살당한 땅... 대전 산내의 뼈아픈 역사

☞경향신문: 민간이 희생자 유해발굴 나섰다

☞충청투데이: 정부가 외면한 산내학살 유해발굴 23일부터 NGO가 시작

☞오마이뉴스: 대전시민들, 산내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 나선다

☞통일뉴스: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 발굴 예정

☞대전일보: '골령골' 한국전쟁 유해 한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