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2015-03-30 20:07:10

 

[발굴] 교육부 '친일 스승' 사태 후폭풍, 다른 인물 관련 단체로도 확산 조짐

 

교육부가 '이달의 스승' 사업을 강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달의 스승'으로 뽑힌 도산 안창호 선생이 만든 흥사단이 사업의 전면 중단을 공식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다른 인물 관련 단체들도 '사업 거부' 요구 움직임을 보여 이번 사업의 존폐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배 흥사단 이사장 "어린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 줄까 봐..."

30일 오후 흥사단은 "이사장과 사무총장, 정책국장 등이 참석한 내부 회의를 열고 '이달의 스승' 사업을 전면 중단할 것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만약 사업을 재추진하더라도 편향된 선정위를 다시 구성해 존경할 만한 인물을 재선정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흥사단은 또 "친일 역사 교과서 논란에 이어 친일 의심을 받는 인물들을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 교육부의 대국민 사과도 함께 요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교육부와 한국교총은 '이달의 스승-11월 인물'로 안 선생을 뽑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안 선생은 8명의 친일 의심 대상 인물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의 스승'으로 뽑힌 인물은 모두 12명이었다.

이윤배 흥사단 이사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역사 교과서의 친일 편향과 이번 '이달의 스승' 사태가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면서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어린 학생들 앞에서 '민족의 스승'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봐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흥사단은 이번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도산기념사업회와 도산학회와도 의견을 나눴으며, 이른 시간 안에 교육부에 공동 건의문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의 스승' 친일 의심 인물로 지목되지 않은 인물의 관련 단체들도 '사업 거부'를 촉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신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는 안산시 관계자는 "친일 의혹자들이 줄줄이 선정된 '이달의 스승' 속에 최용신 선생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제5차 '이달의 스승' 선정위 연기

3월 초 교육부가 정부세종청사에 세워놨다가 떼어낸 '이달의 스승-3월 최규동' 입간판. ⓒ 윤근혁

앞서 교육부가 '민족의 사표'로 뽑은 인물 12명 가운데 8명이 친일 의심 인물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친일 행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는 2월 이시열, 4월 최용신, 10월 주시경, 11월 안창호 등 4명뿐이었다.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에 '이달의 스승' 12명에 대해 재검증을 의뢰해 받은 결과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7일 '이달의 스승' 제5차 선정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가 돌연 연기했다. '검증 자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가 설명한 연기 이유다. 하지만, 선정위원들 가운데 일부가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등 동요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3월 안에 '이달의 스승-4월 최용신'을 발표하기는 시간상으로 가능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2015-03-30>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도산이 만든 흥사단도 "이달의 스승, 전면 중단해야"

※관련기사

☞SBS: [취재파일] 만신창이 된 '이달의 스승'..졸속 선정 후폭풍

☞KBS: 전교조 "교육부 '이달의 스승' 사업 중단해야"
 
☞연합뉴스: 황우여 "야단 맞더라도 '이달의 스승' 사업 계속"
 
☞서울신문: “이달의 스승 12명 중 8명 친일 의혹”… 깡통검증 교육부
 
※ [오디오 취재파일] 만신창이가 된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