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주장 일본, 나쁜 습성 뿌리 뽑아야”

미국의 핵투하로 오빠 잃은 팔순 할머니의 기억…밀양 할머니의 투쟁에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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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레이 총회 이틀째인 4월 9일. 서울환경연합이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한 ‘기억의 탈핵의자’에 놓인 스크랩북을 하나씩 넘겨보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연희 할머니는 1937년 일본 나고야 이세에서 태어났다. 1949년 조국인 부산으로 돌아왔지만, 어릴 적 일본에서 경험한 차별의 할머니의 기억은 지금토 몸서리치게 한다.

김 할머니의 오빠는 1945년 8월 미국의 핵폭탄 투하로 사망했다. 그때 오빠의 나이는 16세.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버지는 오빠를 구하려고 찾아다니시다 사고로 한쪽 다리마저 잃었다.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선언 이후, 조선인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은 더욱 가혹해 졌고, 일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김 할머니는 과거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는 일본의 최근 행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억지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나쁜 습성을 뿌리 뽑자.”

팔순 할머니는 방명록에 또렷한 글씨체로 한자 한자 꼭꼭 눌러쓰셨다. 할머니의 기억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정부의 송전탑 건설로 황폐해진 마을을 구하려는 밀양 할머니의 투쟁에 동참하고자, 지난해에도 수차례 밀양에 다녀왔다.

할머니의 눈엔 전쟁 범죄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는 일본이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는 한국 정부나 꼭 같아 보였다. 천주교 신자이신 할머니는 기도하겠다고 하시며, 탈핵사회로 가기 위한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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