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가 제2대구의료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2대구의료원은 권영진 시장이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3월에 공식 약속한 사안이다. 그러나 홍준표 당선자는 이를 뒤엎을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당선자는 후보시절 제2대구의료원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의료’라며 ‘굳이 공공의료원이 필요없다’고 언급했다. 이틀 전에도 SNS에 자신이 한 진주의료원 폐원을 정당화하면서 제2대구의료원 재검토 입장을 반복했다.

이런 홍준표 당선자의 인식은 매우 저열하다. 대구는 코로나19의 비극을 가장 먼저 겪은 도시이고, 원인은 공공병원 부족 때문이었다. 민간병원이 제대로 나서지 않아 10%밖에 안 되는 공공병상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80%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구시에서는 수많은 확진자들이 입원치료를 받지 못했고, 결국 입원하지 못하고 사망한 환자의 비율도 높았다. 대구는 무려 4만개의 병상을 가진 도시인데도 공공병원은 거의 없고 민간병원은 돈 안 되는 코로나 환자를 기피해 생긴 문제였다. 그런데도 ‘병원이 전부 공공의료’라 문제가 없다고?

코로나19 환자 뿐 아니라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도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이 되면서 쫓겨나 목숨을 잃었고, 코로나가 아닌 폐렴이었던 17세 정유엽군도 열이 끓는다는 이유로 민간병원이 받아주지 않아 애석하게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당시 대구에서는 수백명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일이 생긴지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대구경북 코로나19 1차유행은 시민들 모두에게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알려준 첫 계기였다. 그래서 대구시민들의 압도적 찬성 여론으로 제2대구의료원 설립이 공식화된 것이다. 홍준표 당선자가 이를 뒤집는다면 시민들의 의지를 거스르는 일일 뿐 아니라 말 그대로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결정이 될 것이다. 홍준표가 했다는 ‘한국에 의료민영화는 없다’는 말과 달리 이런 공공의료 파괴야말로 가장 직접적 의료민영화다.

홍준표 당선자는 이미 2013년 경남도지사 시절에 진주의료원을 폐원해 공공의료를 짓밟은 바가 있다. 적자가 난다는 이유였다. 공공병원은 흑자를 내야 하는 영리기관이 아닌데도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지역주민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보루인 지역공공병원을 폐쇄하고 치료받던 환자들을 쫓아내버렸다. 그 후 강제퇴원된 환자들 중 수십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가 닥치자 진주의료원이 폐쇄된 서부경남 지역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공공병원이 없어 거창, 진주, 통영권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으러 마산의료원까지 구급차를 타고 1~2시간을 달려야 했다. 이런 고통과 위기를 낳은 주범인 홍준표가 감염병 사태 와중에도 진주의료원 폐원을 정당화하고 이제 대구의 공공병원 한 곳까지 설립을 무효화해 없애버리려 하는 것에 대구 시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

기후재난과 감염병 시대에 공공의료는 시민의 생명줄이다. 취임 전부터 커다란 저항에 직면하고 싶지 않다면 홍준표 당선자는 전임 시장이 약속한 의료원 설립을 지체 없이 추진해야 한다. 검토가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 경우 이것도 사실상 무산시키려는 의도이자 약속 파기에 다름없다는 점을 시민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 홍준표 당선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홍준표 당선자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정말 무산시켜 진주의료원 폐원에 따른 과오를 일부나마 극복할 기회를 외면하고 또다시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험에 몰아넣는다면 우리는 시민의 분노를 모아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임을 밝혀둔다.

 

2022. 6. 28.

무상의료운동본부·새로운공공병원설립대구시민행동·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코로나19의료공백으로인한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