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강화 방안’에 대한 성명] 정부의 임시방편적 대응으로는 사람들을 살릴 수 없다.

 

 

거리두기의 경제적, 사회적 책임을 정부가 온전히 져야 한다.

민간대형병원 동원, 인력 충원, 공공병원 확충 없이 위기 극복 안 된다.

사람을 살리는 데 더 이상 돈을 아끼지 말라.

 

 

정부가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의료대응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극히 부족하다. 우리는 아래와 같이 밝힌다.

 

첫째, 거리두기 고통을 시민들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재정지원을 충분히 하고 사회안전망을 즉시 마련하라.

우선 정부 거리두기 조치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 병상은 한 달 전부터 사실상 포화였다. 정부가 미적대는 사이 상황은 심각해졌기 때문에 이 정도 조치로 확산세를 꺾을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 게다가 겨울철이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정말 확진자 수를 줄여 생명을 살리고자 한다면 거리두기가 지속가능하도록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영업 손실보상을 충분히 해야 한다. 거리두기를 강제하기만 하고 정부가 이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생계’를 위해 ‘생명’을 일부 포기하자는 주장이 다시 나올 수 있다. 이것이 준비도 안 된 위드코로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가 시민들을 부조리한 야만적 양자택일로 다시 내몰아서는 안 된다.

자영업 뿐 아니다. 일자리를 잃은 불안정 노동자들과 경기침체로 영향받을 취약계층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년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약 200조원을 덜 지출했다(국제통화기금 IMF 2021년 9월 기준). 사람을 살리는 데 더 이상 돈을 아끼는 정부가 되지 말아야 한다.

재정지원 뿐 아니라 사회정책을 펴야 한다. 아플 때 쉬도록 상병수당과 유급병가를 급히 도입해야 한다. 이 둘 모두 없는 국가는 OECD에서 한국 뿐이다. 미국도 코로나19 직후 유급병가와 돌봄휴가제를 바로 도입했는데 한국정부만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또 사업장에서 해고를 금지해야 하고 임대료를 지원하며 강제퇴거를 금지해 재난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 잘못된 딜레마는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둘째, 민간병원 동원계획이 극히 미흡하다. 공공병원 마른수건 쥐어짜기로는 위기 해결이 불가능하다.

중환자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고 병상대란은 계속될 것이다. 거리두기가 확산세를 꺾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며, 이미 늘어난 확진자 중 상당수는 중환자 병상을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 계획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민간대형병원 병상과 인력을 더 동원하겠다는 방침이 없다. ‘기존 행정명령 이행을 독려’하겠다면서 대형병원에 여전히 1.5~3% 책임만 지우겠다고 하고 있다. 의료자원과 숙련인력이 집중돼 있는 대형민간병원을 동원하지 않고 의료붕괴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대형병원에서 치료할 필요 없는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 치료는 일시적으로라도 다른 병의원에서 하도록 하고 대형병원은 코로나 중환자 진료를 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민간병원들도 이제라도 재난 시기 돈벌이 진료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재난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이런 일을 제대로 하지는 않고 ‘재택치료 내실화’ 같은 기만적 주장을 내놓고 있다. 병상을 구하지 못해 재택치료 중 사망하거나 재택치료 중이던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말이다.

또 정부는 병상회전율을 높이겠다면서 중환자실에 있는 증상 발생 후 20일 이상 된 환자에게 의료비를 부담시키겠다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코로나19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는 병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책임을 환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셋째, 인력확충과 공공병원 확충계획이 나왔어야 한다.

이번 계획에 인력확충은 언급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전담하면서도 있는 병상을 다 활용하지도 못하는 이유는 인력이 부족해서다. 정부가 공공병원에부터라도 간호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간 간호사가 부족해 환자들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노동자들의 인력충원 요구에도 기재부는 재정 타령을 해왔다.

또 민간병원에도 간호인력을 확충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정부가 민간병원 중환자 병상 1개당 한달에 2~3억씩 지원하고 있다. 이 중 10%만 써도 간호사 4~5명을 고용할 수 있다. 땜질식 파견인력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고용이 필요하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즉각 법제화하고 시행해야 한다.

공공병원을 대폭 늘릴 계획도 나와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은 여전히 10%의 공공병상이 80%의 코로나 환자를 돌봐야 하기에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고 새로운 팬데믹도 또 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근본적 해결책인 공공병원 대폭 확충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사과는 말로만 그칠 뿐 ‘재정지출’과 ‘정책’ 약속은 없다.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보건의료인들은 이를 매일 절망적으로 목도하고 있다. 우리는 제대로 사람을 살리는 정부를 원한다.

 

 

 

2021. 12. 20.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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