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정책을 정치적 이득의 정쟁 수단으로 삼지 말라.

-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자회견과 관련 세계일보 보도에 대한 청년유니온 입장 -

지난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1조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청년정책과 관련하여 청년유니온 출신이 “해당 사업 부서장으로 와서 노골적으로 특정 시민단체에 지원을 집중”하여,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고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일방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어떠한 근거 자료도 없이,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의 정치공세에 청년 정책까지 끌어들인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

우선 민간위탁사업, 보조사업, 용역사업 등 각각의 목적이 다른 사업을 뭉뚱그려 1조원이라는 선정적 규모를 강조하면서, 금액 산출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앞서 4월에도 3천 개 시민단체들에게 7천 억 원을 지원했다는 보도와 유사하다. 일반 기업, 각종 산업 협회, 재단, 장애인 시설 등을 포함하여 지원된 민간보조 공모사업 총액을 특정 시민단체에 몰아서 지원한 것처럼 왜곡했던 바가 있다. 이런 식의 근거 없는 정치공세는 행정과 공공에 대한 신뢰도만 깎아먹는 행위이다. 청년유니온 또한 서울시로부터 어떤 사업을 대량으로 수주한 사실이 없다.

세계일보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근거로, “청년수당 등 박 전 시장의 주요 청년 정책 발굴을 맡았던 ‘청년유니온’은 전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로부터 6건의 연구를 위탁받았다”며 대단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청년유니온이 미조직 청년 노동자의 이해대변과 실태파악, 현장에 더 밀접한 정책 발굴을 위한 시정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한 것뿐이다.

청년정책은 2015년에서 서울시가 지방정부 최초로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제도화되었다. 당시 청년정책은 공공정책의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다. 모든 정책의 초기 형성기가 그러하듯, 시민의 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서 민관협력 방식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청년유니온은 2012년 서울시와의 사회적 교섭을 통해서, 2013년 청년일자리 정책협약을 맺고, 서울시의 청년정책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왔다. 서울시 청년정책네트워크와 같은 개방된 청년정책 참여 플랫폼, 미취업 청년을 위한 청년수당 제안과 도입, 뉴딜일자리 사업과 같은 청년일자리 사업 모델 구축까지 청년 당사자들의 넓은 참여에 기초하여 서울시의 청년정책에 함께해왔다. 오세훈 시장 당선 후 추경으로 대대적으로 확대된 청년월세지원사업 뿐만 아니라, 희망두배청년통장, 청년내일채움공제 등도 그러한 성과이다. 청년유니온은 그 과정에서 구직자,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등 제도화되지 못한 청년 문제를 적극 대변하고 정책화하는 시정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이는 다양한 당사자들의 참여를 기반한 서울시정의 협치 기조와 결을 같이 한다. 열린 참여구조를 통해 청년유니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청년 당사자 주체들이 참여했고, 지금까지 서울시 청년정책의 의미와 성취는 이러한 민관협력의 바탕 위에서 함께 해 온 것이다. 이러한 청년정책은 선도 모델로서 다른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중앙정부까지 파급되었고, 청년기본법 제정까지 나아갔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식 감사를 거쳐서 시정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서 무리한 끼워 맞추는 식으로 청년정책을 공격하는 현재의 상황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청년의 현실을 바꿔가기 위해서 민간과 공공이 협업하는 방식 자체를 문제 삼고, 이제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는 청년정책을 모조리 부정하는 방식이 대단히 우려스럽다. 취임사에서 “2030 청년세대가 희망을 가지는 '청년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사실 호도가 자칫 청년정책 자체를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21년 9월 15일

청년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