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별금지법 9월 정기국회 내 법안 심사·의결 촉구하는 의견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달

 

민주노총은 차별금지법 10만 국회청원 완료 후 법사위에 자동 상정 계류 중인 법안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져 9월 정기국회 내에 의결이 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지도부가 결정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의견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민주노총 입장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삶. 내 존재를 드러냄이 불편하고, 드러냄으로 인해 다른 차별의 공포를 느끼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닙니다. 누구나 누려야 하는 삶이 통용되지 못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유감을 표합니다. 민주노총은 소중한 존재 한명 한명의 존엄과 존중을 위해 그 어떤 차별과 배제에도 반대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모든 관심과 힘을 집중할 것입니다.]

 

세상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 배제를 탓하기 전에 민주노총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과연 우리 민주노총과 소속 사업장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업장인가? 노동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와 노동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에 기반한 민주노총의 사업과 투쟁이 우리의 현장과 세상에 어떤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먼저 돌아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비판과 평가에 기반해 민주노총은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출합니다.

 

첫째,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을 넘어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임금과 복지의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죽음의 외주화로 속절없이 쓰러져가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둘째, 여성노동자에게 강요되는 차별의 일터와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하루 노동시간의 1/3을 공짜 노동으로 착취당하는 현실, 승진과 채용에 대한 불평등, 심지어 위생과 보건에서의 차별마저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셋째, 성소수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그 드러냄으로 차별받지 않는 일터와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냄이 또 다른 차별과 피해를 만들 수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넷째, 장애인들을 시혜와 연민, 동정의 대상으로 여기는 관점과 문화가 만연한 일터와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일터에서부터 이동권과 접근권 등의 제반 권리가 막혀버리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다섯째, 이주민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당연시되는 일터와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편협한 민족주의, 근거 없는 문화적 우월감 등에 기반 해 모든 삶의 조건에 대한 차별이 정당시 되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여섯째, 열거한 차별 외에도 결혼 유무, 학력, 지역 및 출신, 연령, 군 복무 유무, 나이의 많고 적음 등 우리 사회에 차고 넘치는 차별과 배제, 불평등을 넘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그대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업장의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라 임금과 고용, 복지가 차별받는 일터를 바꿔내야 합니다. 귀한 목숨이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거나 배제되는 일터를 바꿔내야 합니다.

 

차별철폐는 시혜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덕의 문제도 아니고 양식과 양심의 문제도 아닙니다. 차별철폐는 존재에 대한 인정이고 존중입니다. 삶의 방식에서 오는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고 존재의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순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은 단선적인 차별이 아니고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이뤄지는 차별입니다. 우리 세상의 모순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민주노총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에 적극 공감하며 법의 제정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전 조합원과 함께 우리의 일터에서부터 실천할 것입니다.

 

내가 나인 것을 다른 이들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는 세상!

바로 민주노총이 꿈꾸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