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자 그리고 노래패 ‘우리나라’에 대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입장문]
가수 백자는 ‘우리나라’라는 노래패에 소속된 민중문화 활동가이다. 지난달 7월 29일 가수 백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나이스 쥴리’라는 신곡을 발표하고 이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노래 속 쥴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X파일’에 나오는 인물로,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일했다는 한 여성을 의미하며, 윤 전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가수 백자는 노래를 통해 쥴리라는 여성이 성접대를 통해 권력을 탐하고 국모를 꿈꾼다는, 여성을 성녀와 창녀로 가르는 전형적인 이분법으로 여성혐오를 드러내며 조롱했다.
백자가 희롱한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아니라, 여성성 그 자체였다. 왜 남성권력의 적폐와 비리를 비판하는데 여성을 수단으로 삼고 여성을 희생양 삼아 모욕해야하는가?
민주노총은 노동운동의 성취를 위해 혐오를 수단으로 삼지 않는 조직이다. 백자가 혐오를 조장한 것은 줄리라는 특정인이 아니라, 여성 집단 전체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조장한 여성혐오이다. 가부장 사회는 보호할 여성과 보호할 가치가 없는 여성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여성을 통제하고 폭력을 정당화했다. 누구도 이런 잣대로 여성을 가르고 폭력을 정당화하면 안 된다는 점을 무수히 밝혀왔음에도 민중문화운동 진영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여기에 창작의 자유를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풍자라는 방식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결국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혐오와 비하, 멸시는 풍자와는 명확히 다르다.
무엇보다 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백자의 노래가 개인 유투브 채널을 통해 브레이크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백자는‘나이스 쥴리’방송 이후 구독자와 조회수가 폭증하면서 부가가치를 누리고 있고 여당 대선후보 진영을 통해 무한 재생되고 있는 점이다. 정책과 비전이 없는 대선구도에 여성혐오로 선거를 분탕질하고 있으며, 민중가수로 살아온 자가 최일선에 서서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누리고 폭력을 재생산하고 있는 점에 여성민중들은 다시 한번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815 대회를 앞두고 특정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공연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 일부 통일운동 진영은 그간 ‘백자’와 노래패 ’우리나라’가 해 온 통일운동내에서의 공과를 논할 것이 아니라, 지금 그가 보여주고 있는 여성혐오와 정치혐오를 생산하는 반민주적인 행태에 대해 비판해야 할 것이다. 백자 또한 그동안 불러온 노래가 오직 ‘남성 민중’만을 향한 게 아니라면, 이를 계기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민주노총과 민중운동 진영이 가수 백자와 노래패‘우리나라’에게 작금의 사태에 대해 사과와 반성이 없이는 무대에 설 수 없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8월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