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한 발언의 톤이 달라지면서 예견됐던 결과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은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라고 말하며 정치적인 해석을 말아달라 얘기할 때부터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 단체들이 글로벌 반도체 전쟁 운운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 불을 지필 때 단호하게 선을 긋지 못할 때부터 정해진 수순이었다. 거기에 대다수의 시민이 가석방에 찬성한다는 출처불명의 여론조사 결과는 불필요한 양념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도 풀려고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이번 가석방으로 인해 향후 재판에 영향이 미친다면 우리 앞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이런 지경이면 법은 왜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은 촛불정신의 후퇴요 훼손이다. 국정농단의 몸통이요 주범인 범죄자에 대한 단죄를 거부한 것이며 이 나라가 재벌공화국, 삼성공화국임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게 입 아프게 외치며 강조하던 정의, 공정, 공평은 자본의 정의요 공정이요 공평이었다.
재벌 부모를 만나 손에 물 한번 제대로 묻히지 않고 물려받은 부를 대물림하기 위해 갖은 불, 탈법을 저지를 범죄자에 대한 사면은 이 땅이 더이상 법에 의해 지배되는 법치국가가 아님을 선언함에 다름 아니다.
코로나 19로 추락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던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논의가 이는 시점에 국정농단의 몸통은 감옥에서 풀려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과연 누가 동의하고 공감할까?
민주노총은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석방 결정의 뒤에 있는 문재인 정부에 분노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인 것처럼 희희낙락 웃고 있을 자본에 분노한다.
결국 길은 하나다.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은 하나다. 우리 사회의 대전환 외에는 길이 없다. 민주노총은 재벌공화국 해체. 불평등 – 양극화 체제의 청산을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설 것이다.
2021년 8월 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