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림 앵커>

‘8.15 광복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일본의 역사 왜곡이 여전합니다.

세계유산에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유네스코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전시가 열려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유진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유진 국민기자>
(영상제공: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 서울시 용산구))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노역으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은 3만 3천여 명.

많은 조선인이 탄광과 조선소, 제철소로 동원됐는데요.

고된 노동에 시달렸지만 부실한 음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습니다.

악몽 같은 그 시절을 피해자들이 생생하게 증언한 영상을 담은 전시가 열렸는데요.

나라 잃은 슬픔을 엿볼 수 있습니다.

최장섭 / 하시마 탄광 강제 동원 피해자

“땀방울로 목욕을 하고 심지어는 수건이 아니면 땀을 막아낼 수 없어요. 더러 맞기도 많이 맞았죠. 강제성을 띠어서 새까만 콩밥 한 덩이로 연명하고…”

일제의 만행에 시달렸다는 영상 증언을 지켜본 관람객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미정 / 모로코 거주 교포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를 보면 이제는 조용히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강하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서울에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마련한 이번 전시.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산업시설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 19명의 영상 증언을 볼 수 있습니다.

손용암 / 다카시마 탄광 강제 동원 피해자

“들어가서 보니까 6, 7명인가 와 있더라고요. 거기서 문 잠그고 내려놓질 않는 거예요. 납치죠. 완전히 납치죠. 거기 간 사람들 전부 다 납치예요.”

강제 동원 피해자들은 기술 훈련이나 안전 교육도 받지 못한 채 고된 육체노동에 시달려야 했는데요.

하지만 임금은커녕 용돈 수준의 월급을 받았을 뿐이라는 피해자 증언도 있습니다.

열악한 작업환경을 견디지 못해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고,

김규수 / 야하타 제철소 강제 동원 피해자

“한밤중에만 탈출할 수 있는 거예요. 얼마나 갔는지 모르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한 2~3km는 가지 않았나…”

안타깝게도 붙잡히는 바람에 구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합니다.

김규수 / 야하타 제철소 강제 동원 피해자

“창고 같은 빈방인데 거기에다 꿇어 앉혀 놓고서는 그때부터 때리면서 심문하는 거죠.”

관람객들은 전시 영상 앞에 놓인 헤드폰을 통해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일제 만행을 알 수 있습니다.

김승은 / 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세계유산이 된 그 현장에서 어떠한 강제 노동의 가혹한 현실이 있었는지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거든요. 그분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나마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근대산업시설은 논란 끝에 조선인 강제 동원 사실을 알리는 조건으로 세계유산이 됐는데요.

하지만 일본이 어두운 역사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김기범 / 경기도 의정부시

“유네스코에서 등재될 때 강제노역에 대한 문제를 전 세계 사람들한테 알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많이 분노했고…”

많은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산업시설은 군수품을 생산하는 곳인 만큼 연합군의 공습을 받았는데요.

얼마나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

단지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에서 숨지거나 다친 조선인이 3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영상·사진제공: 민족문제연구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다가오는 광복절을 앞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번 전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전예약을 받고 관람 인원도 한 번에 25명으로 제한되는데요.

오는 11월 초까지 계속 열립니다.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들.

이번 전시가 역사 왜곡을 하는 일본에 경종을 울리고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김유진입니다.

KTV국민방송

☞기사원문: 일본 역사 왜곡 속 ‘강제노역 증언’ 관심 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