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6mm에도 문제없다는 고리원전, 117.5mm 강우에 가동 정지
침수 원인 제대로 밝히고 원전 안전성 평가 보완해야 

지난 밤 경남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고리원전 2호기가 수동 정지되고 본부 건물은 정전되었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30mm였지만,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군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17.5mm였다. 이는 고리원전 1호기 주기적안전성평가에서 가정한 최대 강우량인 211.6mm보다 100mm나 적은 양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시간당 211.6mm의 최대 강우량에도 침수가 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되었지만, 같은 부지에 있는 고리원전 2호기는 불과 117.5mm 강우에도 침수로 인해 원전을 수동 정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뿐만 아니라 본부건물이 정전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안전성평가의 허점이 발견된 것이다.

*주기적안전성평가: 10년마다 하는 원전안전성 종합평가로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 중의 하나이다. 설계기준 하에서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한다.

고리원전 1호기와 2호기는 같은 부지에 있으므로 최대강우량에 따른 침수 여부에 대한 평가 역시 동일하다. 그런데 고리원전 1호기 주기적안전성평가에서에 따르면 시간당 211.6mmm 의 최대 강우에도 주요 안전관련 구조물들의 1층 출입문 문턱은 …(중략)… 4~16cm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239.6mm 발생 시에는 침수가 발생되므로 후쿠시마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안전정지 기기를 수용하고 있는 보조건물 복합체 및 기기냉각해수건물에 방수문을 설치할 예정이므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극한 상황에서 원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테스트이다.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 해일, 강우량 등에 대해 원전 안전성을 평가한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지진해일을 막기 위해 설치된 방조제가 오히려 고리원전 부지에 쏟아지는 폭우를 배수하는 데 방해를 했기 때문에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했다. 방조제로 인해 빗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양이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방수문을 추가로 설치해 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평가 내용과 달랐다. 시간당 117.5mm의 폭우에도 침수가 발생했으며 원전은 가동 정지되었다. 2차 계통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취수건물은 원전관련 구조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전안전과 연관이 있는 시설이다.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설계기준은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극한 상황을 가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고리원전은 침수되지 않는다고 평가했지만 취수건물은 간단히 침수되고 말았다. 그리고 고리원전 1호기는 침수되지 않았는데 고리원전 2호기 취수건물만 침수된 것도 분석이 필요하다. 나아가 최대 강우량이 발생했을 때 정전 발생은 평가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은 문제가 된다

실제 상황과 서류 상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고리원전 2호기 침수와 정전 사건을 통해 주기적안전성 평가와 스트레스 테스트의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고리원전의 경우 방조제로 인한 침수 영향에 대해 보다 면밀한 평가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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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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