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스키경기를 위한 500년 숲 파괴, 중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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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일을 위해 500년의 시간이 사라진다
조선시대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오던 500년 원시림인 가리왕산의 나무가 쓰러지고 있습니다. 단 3일간 진행될 평창올림픽 활강스키경기장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강원도 평창군과 정선군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은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가리왕산의 중봉 일대는 백두대간 자락으로 땃두릅ㆍ만병초ㆍ눈측백ㆍ분비나무ㆍ산마늘ㆍ노랑무늬붓꽃 등 희귀식물과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환경이 매우 우수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입니다.
환경부 지정 녹지자연도 9등급(원시림과 같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림에 해당하는 등급)이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산림법에 따라 민간을 포함해 국책사업도 일체 개발이 불가능한 보호구역입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산림청은 2013년 6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78ha를 해제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 상, 스키장 건설을 위해 잘라져야 하는 나무는 5만그루에 달합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복원계획을 수립하면서 이식하겠다는 나무는 단 181그루에 불과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름드리 노거수는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 대상에서 제외 됐습니다. 이식해야 하는 나무를 선정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이식이 가능한 나무를 선정한 것입니다.

 
가리왕산 훼손하지 않고도 활강경기장 가능
강원도는 국제스키연맹의 규정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표고차 800m를 반드시 충족하여야 하고, 이러한 장소로는 가리왕산이 유일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국제스키연맹의 규정 7.6.2에는 “개최국 지형여건상 표고차 800m를 충족하지 못할 때, 표고차 350m~450m에서 두 번에 걸친 경기가능” 또한 “표고차 750m의 경기장에서도 경기허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기존의 스키장인 용평, 하이원스키장에서도 2RUN규정을 적용하거나 50m구조물만 세워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환경문제를 이유로 기존의 스키장에 구조물을 얹은형태로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2,000억 이상의 예산낭비
가리왕산에 활강경기장 건설비용은 현재 1,095억으로 잡혀 있고, 올림픽이 끝난 이후 복원 비용을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기존 스키장을 활용한다면 가리왕산의 파괴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 건설 비용과 복원 비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무려 1조 6836억을 들여 건설했지만 결과는 적자 속에서 매일 1억씩 이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기존 시설도 관리가 안 돼 빚에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강원도는 또 다시 국민들의 혈세를 무의미한 시설 건설에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자연이 훼손되면 사람도 훼손됩니다. 숲이 고통받으면 사람도 고통 받습니다. 500년 숲을 한번 잘라낸다면 다른 곳에 많은 나무를 심는다고 해도 그대로 복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친환경올림픽을 표방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이름에 걸맞게 경기장 시설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건설을 중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