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제잔재 청산 조례를 앞장서 발의한 김영진 경남도의원

인터뷰 : 방학진 기획실장

 

전국적으로 친일 및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지자체의 조례는 18개로 모두 3·1운동 100주년이었던 2019년 이후 제정되었다. 광역단체로는 서울, 부산, 광주, 울산, 경기, 경남, 전남, 충남, 충북, 제주이며 기초단체로는 경기 고양, 경남 김해이다. 이는 일제잔재 청산운동의 전국적 확산이라는 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례는 민간 차원을 넘어 지방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여 실제 사업을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이다. 또한 지방 의회의 논의 과정을 거쳐 제정되어 주민들의 공감대가 일정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친일청산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경남의 경우 2020년 12월 31일 「경상남도 일제잔재 청산 등에 관한 조례」 제정에 이어 2021년 6월 3일 「경상남도교육청 일제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다. 지자체와 교육청 모두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역은 경남 외에도 서울, 광주, 충남, 전남, 제주가 있다. 이번 달 민족사랑에서는 「경상남도 일제잔재 청산 등에 관한 조례」와
「경상남도교육청 일제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를 모두 대표 발의하여 통과시킨 김영진 경남도의원(창원)을 소개한다. 김영진 의원은 2018년 창원 용지동·봉림동에 출마하여 창원 최고 득표율(58.1%)로 당선되었다.

 

 

● 도의원이 되시기 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요?
●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의 학생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강제폐쇄 등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처벌을 촉구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10개월 동안 창원시청 사거리에서 이명박 구속을 촉구하는 1
인 시위를 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경남도청 정문, 명서사거리, 도계삼거리 등에서 박근혜 구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5개월 간 진행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본업으로 해법다산학원을 경영하였습니다. 도의원 당선 후 2018년 7월부터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학원 운영을 아내에게 넘겼습니다.

● 친일청산 관련 조례를 다수 발의, 제정하셨는데요.
● 대한민국 정신은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단죄와 학생들에 대한 올바른 역사교육이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도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친일인명사전> 보급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이승만 정부 아래서 자행된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 사건인 국민보도연맹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법원의 무죄 선고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경상남도 일제잔재 청산 등에 관한 조례」, 「경상남도교육청 일제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 외에도 「경상남도교육청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와 「경상남도 독립유공자 묘지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여 제정했습니다. 알다시피 국립묘지 밖에 있는 독립유공자의 묘지가 방치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조례에는 벌초비 지원, 묘지 보수 비용 지원, 안내판 설치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묘지 지원 조례는 강원, 경기에 이어 3번째입니다.
조례 외에도 ‘친일재산귀속법 재·개정 등 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 촉구 건의안’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 무덤 이장과 서훈 취소를 위한 국립묘지법, 상훈법 개정 촉구 결의안’도 발의하였습니다. 2020년 7월 23일 결의안 통과 소식을 듣고 김원웅 광복회장님이 경남도의회까지 오셔서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와 ‘역사정의실천 정치인’ 선정패를 주시며 축하해 주셨습니다.
김영진 의원의 관심사는 비단 친일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경남도 내에 남아 있는 전두환의 흔적을 지우는 일, 독립운동가를 지역화폐의 도안으로 넣는 일,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 등 다양하다. 특히 올해 3월에는 김영진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창원시가 전국 최초로 지역 독립운동가(이교재, 명도석, 배중세, 김진훈, 주기철)를 새긴 새로운 창원사랑상품권(누비전)을 발행해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김영진 의원은 자기 동네에 도로를 내거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
는다. 우리나라의 지방정치의 현실로 보자면 내년 재선이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영진 의원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다짐했던 말을 보면, 그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모범으로 삼고 있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짐작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람 사는 세상을 함께 만들겠습니다.”앞으로 지방의회든 국회든 이런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