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더위 속 이주노동자가 위험하다. 폭염대책 제대로 마련하고 철저히 시행하라!
연일 폭염으로 인해 기온이 삼십 몇 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체감온도는 더욱 높으며 야외 지표온도는 40도에 이른다. 일부 지역은 보름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노령층과 장애인, 쪽방 거주민 등 취약계층과 야외 노동을 하는 건설, 농업 노동자 등이 폭염으로 인해 건강과 안전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철저히 시행해서 폭염에 의한 질환, 사망을 제대로 예방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작년에는 사망자가 없었는데 벌써 올해 6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고 질환자도 작년보다 약 30%가 많은 436명이나 된다고 한다. 일사병,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은 야외작업장과 논밭 비닐하우스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과 지원활동가들의 증언, 언론보도 등만 보더라도 수십 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있는 제조업과 건설 현장, 농업 작업장, 비닐하우스 등은 현재의 폭염 상황에서 일을 하기가 어렵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숙소가 현장 내에 있는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임시가건물 등이기 때문에 이러한 장소에서 더위를 잘 피하고 시원하게 휴식을 취하기가 극히 어렵다. 냉방 시설, 기구가 적절히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찜통같은 비닐하우스 작업장, 선풍기만 달랑 있는 하우스 내 숙소, 에어컨이 있지만 농업 전력 사용으로 인해 가동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등 폭염에 너무나 취약하다. 더욱이 이러한 농지 위의 열악한 숙소는 폭염뿐만 아니라 폭우 등의 재해에도 거의 무방비 상태이다.
노동부는 20일을 기해 ‘일터 열사병 주의보’를 발령하고, ‘물, 그늘, 휴식’이라는 열사병 3대 예방수칙을 작업장에 배포하고 이행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하였고 사업주의 주의와 관심을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비닐하우스 등의 작업은 매우 위험하니 무더위 시간대뿐만 아니라 햇볕이 있는 시간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자기 의사대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비닐하우스 작업을 하지 않는 것 등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업주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이주노동자를 철저히 종속시키고 있고, 정해진 작업량을 채우지 못하면 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폭염을 피해 쉬는 것은 사업주의 선의에 좌우될 뿐이다. 특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농업 현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숙소 개선은 더디기만 해서,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임시가건물 숙소에 살고 있다.
따라서 폭염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피해와 희생을 막으려면 예방수칙을 다국어로 나눠주는 수준이 아니라, 철저한 폭염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폭염 대비 물품과 냉방기기 지원이 이주노동자에게도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더위를 식힐 수 없는 숙소가 아닌 냉방이 제대로 되는 숙소에서 지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폭염 특보 발령 시 무더위 시간대(14시~17시)에 옥외작업을 피할 것을 정부가 권고만 할 것이 아니라 금지시키고 이를 사업주에게 강제해야 한다. 또한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폭염대책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폭우, 홍수, 가뭄 등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취약계층, 하층 노동자, 빈민 등이 최대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 역시 열악한 노동, 주거, 건강 조건이 코로나, 폭염 상황에서 더욱 큰 고난이 되고 있다. 폭염대책을 제대로 마련하고 철저히 시행해서 피해를 반드시 막아한다. 이주노동자의 생명과 건강도 소중하다!
2021년 7월 23일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