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차 수요시위 옛 일본대사관 앞서 열려… 방역지침 따라 1인시위 형식으로 진행
지난 92년 시작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가 14일 1500회를 맞아, 코로나19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1인시위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이나영)는 14일 낮 12시부터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500회 수요시위를, 현장참가자 없이 1인시위 형식으로 진행했다.
1500회 수요시위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총 14개국 1565명 국민과 단체가 주관했다.
특히 이날 수요시위는 방역지침에 따라1인 시위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대부분은 영상으로 대체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위,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시위가 1500차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정부가 성노예제를 중대한 반인도적, 반인권적 범죄로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인권이 보장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식민지와 전쟁, 군국주의와 남성중심주의를 넘어 설 때, 비로소 평화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랑과 평등, 신뢰와 연대의 물결이 혐오와 차별, 두려움과 분노를 뒤덮을 때, 비로소 진정한 민주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며 “그 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1500번을 이어온 바위처럼 강한 연대의 힘으로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1500회 수요시위에서는 일본정부를 향해 ▲ 전쟁범죄 인정 ▲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진상 규명 ▲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배상 ▲ 일본군성노예제 범죄 책임자 처벌 ▲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역사교과서 기록해 교육 ▲ 추모관과 사료관 건립 등을 촉구했다.
이날 주변에서 수요시위를 방해한 사람들을 향해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저들이 내뱉는 역사부정의 말들은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라며 “그래서 마침내 저들이 스스로 마이크를 내려놓을 날이 오리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1500회 수요시위는 사진홍보 1인 시위, 평화네트워크의 ‘바위처럼’ 공연, 수요시위 영상 상영, 이옥선·이용수 할머니 발언, 문춘화 렌다 수녀·스프링세계시민연대 구보경 미국휴스턴 함께 맞는 비 대표·김지원 고등학생·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등의 발언, 춘천지역 근현대사 역사 연합동아리 날개짓의 ‘새물’ 율동, 수요 시위 에세이 ‘나와 수요시위’ 수상작 발표, 연대 영상,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의 성명서 발표순으로 이어졌다.
이날 정의연은 “역사적인 1500회 수요시위를 맞아 함께해온 많은 시민들의 염원과 연대를 함께 하기 위해 1500인 공동 주관인을 모집했다”며 “1565명이 참여해 성사됐다”고 밝혔다.
수요시위를 마친 정의연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총 14개국(대한민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565명·단체가 공동주관인으로 함께해주셨다”며 “비록 1인시위의 형태로 대부분의 순서를 영상으로 대체하긴 했지만 바위처럼 강한 연대의 힘으로 1500차 수요시위를 무사히 마쳤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첫 시작됐고, 14일 현재 1500회를 맞았다.
김철관(3356605)
오마이뉴스
☞ 기사원문: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슬픈, 그러나 자랑스러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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