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6. 22. 충북스쿨미투 2차가해 교사 및 검찰 재판부 고발 기자회견

이베로니카 활동가 연대 발언

2018년 한국에서 스쿨미투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난 올해 3월 영국에서도 학교성폭력 고발이 줄을 이어 세계의 관심이 몰렸습니다. 9살 어린이도 피해를 폭로해 파장이 커지자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교육기관은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스쿨미투가 터진 뒤 10달이 지나서야 늑장 대책을 발표한 한국의 교육부는 스쿨미투 학생들이 요구한 전수조사를 한번도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안전과 신뢰가 보장돼야 할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저지른 성적 학대는 전국에서 고발이 일어난 뒤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n번방 범죄에 가담하고, 근무지에 불법촬영기기를 설치하고, 학생을 상대로 성희롱과 추행을 일삼은 가해교사들이 적발되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로 교단에 돌아온 성범죄 교사들이 다수인 마당에, 서울시교육청은 혈세를 들여 가해교사들의 입장을 법정에서 옹호했고 스쿨미투 학교명을 감추며 국민의 알 권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스쿨미투 사태를 정부와 교육당국이 적극 해결하지 않는 사이 가중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몫이 됩니다. 성폭력 해결에 무관심한 학교에서 용기를 내 고발을 결심한 학생은 매뉴얼에 따라 보호를 받는 대신 갖은 위협과 멸시와 불이익을 마주해야 합니다. 권력에 의한 성범죄를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게 쏟아진 2차 가해의 강도와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 것인지 우리는 목격한 경험이 있습니다.

학교에 만연한 성폭력을 뿌리뽑고 가해교사를 엄벌하는 일은 피해를 입은 미성년 학생이 혼자 떠맡을 숙제가 아닙니다. 대응을 책임지는 관련 주체들이 사안을 처리하고 진상이 규명되어, 가해자는 정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는 2차 가해로부터 보호돼야 합니다.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지원책도 제공되어야 합니다. 교사로 인한 성범죄 피해를 입은 학생이 2차 가해를 견디며 조력자없이 해결에 나서고, 진로와 일상을 밀쳐둔 채 법정에 서는 스쿨미투의 현실은 아동인권수호와 교육을 맡은 정부와 당국이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충북여중 A씨처럼 신상이 노출되어 공격을 당하고 시달리다 학업마저 포기하게 된다면 누구도 피해를 알리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학교가 안전해지는 공익에 기여하는 대신 두려움에 입을 다문 학생이 늘어날수록 학교는 아동 대상 성범죄의 온상으로 병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학교성폭력 피해자 A씨에게 가해진 2차 가해와 신상 노출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와 엄벌이 이뤄지길 촉구합니다. 교사가 저지른 성폭력 사실을 알린 뒤 학교를 떠난 A씨의 회복과 치유에 교육당국이 뒤늦게나마 사과와 협조로 응답하길 아울러 촉구합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의원이 지적했듯 “문제되는 사람들을 제거해나가는 것이 교사들 전체의 명예를 높이는 길”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오랜 시간 학교에 잠식해온 성폭력을 사회에 알린 스쿨미투 청소년들의 배턴을 이어받아 해결에 나설 때입니다.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는 가해교사들이 떠난 교실에서 시작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수처의 위드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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