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마당]
‘정관장’, 조선총독부가 버리고 간 이름
문성규
‘친일부역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고 홍삼에게도 해당되는 모양이다. 부역이름 ‘정관장’을 보면. 홍삼에 붙어 우리 민족을 수탈하는 수단으로 부역한 1급 친일반민족행위 이름(‘정관장’)이 해방 독립된 나라에서는 홍삼의 대표 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배알도 없나?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다. 먹고 살길이 없어 해외에 홍삼 몇 뿌리 가지고 나가 행상하고 있던 한인 홍삼장수들은 이 소식을 듣고 그날 그날 홍삼 판 돈에서 조금씩 모아 애국금 독립의연금을 내고 독립공채를 사서 상해임시정부에 보내고 독립운동자금 마련을 도왔다.
그같은 동포들의 도움으로 임시정부와 독립군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은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펼칠 수 있었다. 1939년까지 활발하게 진행되던 홍삼 팔아 독립자금 마련하는 일이, 1940년 일제의 홍삼 감시딱지 ‘정관장’이 홍삼에 붙어 홍삼을 감시하기 시작한 뒤로는 홍삼 팔아 독립자금 마련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실제로 1940년 이후로는 눈에 띄는 독립운동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결과의 원흉인 ‘정관장’은 1급 친일반민족 부역이름으로 해방 후 즉시 처단되어 이 땅에서 척결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한국인삼공사는 일제 조선총독부가 버리고 간 부역이름 ‘정관장’을 주워다가 지금까지 애지중지 쓰고 있다.
이름에는 목적이 있다. ‘정관장’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세금 수탈, 홍삼상권 강탈, 그리고 독립자금 차단을 통한 한민족의 말살이었다. 이 사실을 한국인삼공사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기 위해 만든 그 ‘저주스런’ 이름을 쓰면 안된다는 사실을 한국인삼공사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인삼공사는 굳이 이 ‘저주스런’ 이름을 쓰고 있다. 혹 ‘저주’의 기운이 우리 민족에게 스며들지도 모르는데 그것도 자사의 대표 상표이름으로… 그렇다면 한국인삼공사에게는 우리 민족에 대한 ‘저주’를 감수하면서까지이 ‘저주’스런 부역이름 ‘정관장’을 써야 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돈 즉 부(富)일 것이다. 그렇다면 유관순 열사의 귀를 자른 가위가 잘 든다는 이유로 주워다 쓰는 행위와 다를 게 무엇인가? 한국인삼공사는 현대판 을사오적에 다름없지 않는가? 민족을 일본에 팔아 호의호식 부귀영화를 누린 그 매국노들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미독립선언 102주년을 맞는 금년 3월 3일에 한국인삼공사에 “식민잔재 정관장 간판을 내려라!”는 제목의 탄원서(내용증명)를 보냈다.
한국인삼공사는 어느 기업보다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아온 대기업이다. 더더구나 여느 대기업과는 다르게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특산품이며 영혼의 먹거리인 홍삼을 거의 독점적으로 제조 판매하고 있는 독보적인 회사이다. 그만큼 국가와 민족과 국민을 생각해야 되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피를 빨고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는 일을 앞장섰던 ‘저주스런’ 일제잔재 부역이름 ‘정관장’을 굳이 주워다가 그것도 주된 상표이름으로 쓰는 한국인삼공사의 뱃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대기업들이 모두 이런 식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홍삼장수 한 사람으로서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늦었지만 제2의 반민특위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이 고개를 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한국인삼공사는 치욕스런 이름 ‘정관장’이란 간판을 당장 떼어내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홍삼의 위상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21. 4. 8 대한민국 홍삼장수 문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