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천 향토문화재 후보군인
역곡의 한 고택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옛 소유주의
과거 친일 행적이 드러난데 이어
재개발 현안에 따른
보존 여부도 고민입니다.
이정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높은 돌담에 기와집 처마선.

부천 역곡동에 위치한
죽산 박씨 고택입니다.

1800년 대에 지어져
지금까지 잘 보존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가옥입니다.

이 집은 다음 달
부천시 향토문화재 심의를 앞두고 있는데,
과거 이곳에 살았던
박제봉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박 씨는
일제 강점기 교육기관,
경학원의 책임자인 사성을 지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조선총독부에
당시 서울 시내 집 한채 상당의 금액을
헌납한 기록이 발견된
대표적 친일파입니다.

지역 민간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보존 가치에 따라
문화재로 지정되더라도
과거 친일 행적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이것이 일제 잔재니까 일제 잔재에 대한 내용을 꼭 넣어달라는 건데요. 표지석 하나 세워서 친일파 박제봉에 대한 행적을 기록한 단죄비를 넣어달라는 겁니다. 암울하고 어두웠던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는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택을 포함해
역곡 지역 일대 71만 제곱미터 부지는
공공 주택 개발이 예정된 지역.

이 때문에 고택이 아예 철거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곳은 백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고택이지만
보존 방안을 비롯해
고택을 향한 시선들은
다양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옛 것을
지켜야 한다는 뜻과

[현장음: 지역 주민(음성변조)]
“보존했으면 좋겠는데요. 역곡지구 계획이 잡혀있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녹지가 제한돼 있고, 이쪽이나 대장동 쪽 유일하게 남아 있는데 다 사라진다는 것 자체가 아쉽죠.”

[현장음: 지역 주민(음성변조)]
“보존은 하는데 개방해서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죠. 지금은 개인 살림집이니까 어떻게 생겼는지 왜 보존해야 하는지 모르죠.”

지역 재개발에 탄력이 붙으려면
철거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장음: 역곡 재개발 보상 관계자(음성변조)]
“(유리한 보상을 위해서는)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면적이 정해져 있어요. 그 부지만큼 떨어져 나가는 거죠. 그만큼 혜택을 못 받는다는 거죠. 탄원서, 서명서 이런 식으로 해서 주민들한테 다 받고 다녔어요. 써준 사람 없어요.”

친일 논란과 함께
근대 유산 보존, 지역민 개발 이익까지
다양한 여론이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심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이후에는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인터뷰: 부천시 관계자]
“문화재의 가치가 있으면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거죠. 6월 중에 위원회 구성해서 조사를 하고, 심의한 다음에 7월 초에 결과 공포할 예정입니다.”

역곡동 고택은
이미 지난해 11월 경기도 지정문화재
심의에 올랐지만 탈락한 가운데,
이번에는 부천 향토문화재
등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이정하입니다. (끝)

#촬영기자: 김지현

LG헬로비전 

☞기사원문: 문화재 심의 앞둔 ‘부천 고택’…친일 행적에 보존 논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