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과 (사)제주올레,
해안사구의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를 위한 캠페인 펼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월 20일과 4월 27일에 (사)제주올레와 함께 해안사구에 알을 낳는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를 위한 안내판 설치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날, 두 단체는 4월 20일에는  동부지역 해안사구 중 흰물떼새가 알을 낳는 신양 해안사구, 표선 해안사구, 하도 해안사구, 신흥 해안사구, 김녕 해안사구에 산란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4월 27일에는 서부지역 해안사구 중 흰물떼새가 알을 낳는 사계 해안사구, 하모 해안사구에 산란지 안내판을 설치하였다. 도내 7개 해안사구에 총 18개의 흰물떼새 산란지 안내판을 설치하였다.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 캠페인(신양 해안사구)

제주의 해안사구는 바다와 육지 생태계의 중간지대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점이지대’이다. 점이지대는 육지에도, 바다에도 존재하지 않는 염생식물 등 희귀한 동식물이 많이 생육하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높다. 이처럼 특이한 생물 중 하나가 바로 흰물떼새이다. 그래서 북미지역에서는 흰물떼새를 보호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기도하다. 흰물떼새는 여름철새였으나 일부 부류는 텃새화가 되었다.

흰물떼새는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6월까지 제주의 해안사구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그런데 흰물떼새는 특이하게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사구 부분에 알을 낳는다. 심지어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더미 사이에 알을 낳기도 한다. 쓰레기인지 알인지 분간 못하게 하기 위한 흰물떼새의 ‘생존의 기술’이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제주도의 해변에 개발 사업이 집중되면서 이들이 살아갈 자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해안사구 개발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제주의 모래해변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해안사구에 알을 낳는 흰물떼새의 특성상 알은 발에 밟히기 일쑤이고 차량의 바퀴에 알이 부서지기도 한다.

그래서 번식기인 3-6월에 흰물떼새가 살고 있다는 것을 방문객들에게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 흰물떼새의 산란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해안사구에 설치하는 간단한 일만으로도 흰물떼새를 보호할 수 있다고 조류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4월 20일. 표선 해안사구의 흰물떼새 둥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있어 훼손될 위험이 높다.

제주의 해안사구 중에는 올레길이 많이 있다. 그래서 (사)제주올레와 함께 흰물떼새 산란지가 있는 해안사구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민감한 지역은 산란 시기에는 올레길을 우회하기로 하였다. 하도 해안사구와 사계 해안사구의 경우 산란 시기인 6월까지는 올레길을 우회하기로 하였다. 또한 제주올레 홈페이지와 올레길 안내 책자에도 흰물떼새에 대한 정보를 실어 올레꾼들이 주의하여 걷게 하기로 하였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해안사구와 흰물떼새의 보전 캠페인을 위해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포털 Daum 같이가치에서 크라우드 펀딩(모금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 캠페인 기금 중의 일부를 흰물떼새 산란지 안내판 제작 및 설치에 이용하게 되었다.


신양 해안사구에 설치한 흰물떼새 산란지 안내판

한편, 4월 20일과 4월 27일에 설치 캠페인과 함께 조류전문가를 모시고 흰물떼새 산란지 모니터링도 진행하였다. 4월 20일에는 표선 해안사구에서 흰물떼새 둥지 1곳, 신양 해안사구에서 갓 부화한 어린 개체 2마리, 하도 해안사구에서 산란을 하려고 준비 중인 4쌍의 흰물떼새를 발견했다. 4월 27일일에는 사계 해안사구에서 암수 5쌍, 새끼 5마리, 둥지 1곳을 발견했다. 그런데 흰물떼새가 발견된 모든 해안사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것도 목격하였다.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가 시급한 이유이다. 흰물떼새 산란지 모니터링은 6월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7일. 사계 해안사구에서 통보리사초 아래 숨어있던, 갓부화한 흰물떼새 새끼. 이곳 주변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 이들의 생사가 위태로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