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물관리위원회가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채, 백제보 상시 개방을 골자로 금강 보 처리방안을 확정한지 100일이 지났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3년 만에 졸속으로 완공되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고도 4대강의 16개 보 중 금강·영산강 5개보 처리방안을 결정하는 데만 4년을 허비했다. 낙동강과 한강은 아직 수문개방도 하지 못하고 있는 처참한 실정이다. 지난 1월 18일 보 처리방안 확정 후 100일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서로 붙은 독소조항들로 인해 보 해체시기 확정은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금강에서 죽어간 60만 마리의 물고기와, 지금 금강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뭍 생명을 위해 우리는 다시 강으로 나왔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역주민・지자체・전문가·시민단체·관계부처 등과 협의하여 해체 또는 부분해체 시기를 정하라는 단서조항 달아, 지역사회를 다시 갈등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 국민의식조사 등을 수차례 실시해 국민 여론과 지역사회의 의사를 확인했고, 물관리위원회의 회의구조 안에 이미 해당 지자체가 들어와 의견을 종합하였음에도 다시 결정을 지역에 미룬 비겁한 결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보 해체 결정을 뜸 들이는 동안 지자체 등은 4대강 사업에 말뚝을 박기 위해 여러 하천 사업들을 벌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루빨리 보 해체 시기를 확정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수문이 개방된 금강이 보여준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멸종위기종 흰수마자와 미호종개가 돌아왔고, 번식을 위해 금강 모래톱을 찾은 수많은 새들을 만났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의 흔적은 이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보가 해체된다면 과거 금강의 다양한 생태계가 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지역 여건과 관계 기관은 물론, 금강 스스로 보 해체 타당성을 뚜렷하게 증명하고 있음에도 환경부는 다시 보 해체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농업용수 부족이든 지자체 이해 관계에 따른 대립이든, 보 해체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반복적인 논쟁거리로 삼아선 안 된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수년간의 지역여건고려와 주민의견수렴을 통해 보 처리방안을 확정한 만큼, 보 해체에 대한 어떤 여건 고려도 해체 타당성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 보 해체 이행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금강 세종 구간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면밀하게 살피고, 세종보 해체와 상관관계를 파악하여 조속히 보 해체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금강을 ‘자원’의 ‘활용’ 차원에서 접근하는 선도사업이라면, 보 해체와의 상관성을 분리하고 진정한 재자연화를 위해 과감하게 보 해체를 추진해야 한다.
금강 재자연화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세종보 해체와 공주보 부분해체를 신속하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금강의 사례를 발판삼아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의 보 해체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통해 낙동강·한강의 보에 대한 해체 의지를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1년 4월 27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금강재자연화위원회,
부여환경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대전지역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