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육군훈련소에서 故 노우빈 훈련병이 뇌수막염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당시 노 훈련병은 여러 차례 호흡곤란, 고열 증세를 호소했으나 훈련소 측의 어처구니없는 대처로 적절한 초기 진료를 받지 못하여 증상 발현 후 28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노 훈련병은 처음 의무실을 찾았을 때에 군의관이 없어 의무병에게 타이레놀을 처방받았고, 이후 군의관을 찾았으나 근무시간이 끝나 진료를 받지 못했으며, 뒤늦게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후송된 뒤에도 차도가 없어 민간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때는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당시 군인권센터와 연합뉴스가 폭로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노 훈련병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부실한 군 의료체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모든 입대장병이 맞고 있는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이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것입니다.

군인권센터는 지속적으로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상황을 살펴왔습니다. 노 훈련병이 우리 곁을 떠난 10년 사이에도 많은 청년들이 군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해 어처구니없이 삶을 마감하거나,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고, 여전히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연구 사업인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 실태조사’에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전국 각지의 군부대를 다니며 직접 장병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시설, 환경면에서 다수의 개선이 있었으나 여전히 설문 응답자의 24.8%가 필요할 때 원하는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물적 여건은 나아지고 있지만, 의료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군 의료체계에 대한 끊임없는 시민의 관심이 국군장병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이번 주말, 많은 시민들께서 노우빈 훈련병을 함께 기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군대 좋아졌다고 말하지 말라"…故노우빈 훈련병 10주기 (연합뉴스, ‘21.4.22.)

https://www.yna.co.kr/view/AKR20210421165400004?input=1195m

"아파도 정작 말하기 어려워"…군 의료체계 과제 산적 (연합뉴스, ’21.4.22.)

https://www.yna.co.kr/view/AKR20210421165900004?input=1195m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2011년 육군훈련소에서 뇌수막염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고(故) 노우빈 훈련병 사건 이후 10년이 흘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