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TBS는 시민에게 답해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며 TBS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를 TBS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섰고, ‘뉴스공장> 폐지’, ‘서울시 재정 지원 중단’ 등의 제목을 단 언론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여론에 편승해 방송의 편성이나 재원에 직접 압력을 가하려는 일부 정치권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거결과와 연계해 공영방송 통제권을 확장하려는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시민이 바라는 것은 정치와 병행하지 않는 공정한 공영방송이지 권력에 따라 뒤바뀌는 편향이 아니다.
TBS 공정성 논란을 ‘정치탄압 대 언론자유’의 이분법 구도로 몰아가는 것도 본질을 흐리기는 매한가지다. 사안의 본질은 TBS 저널리즘에 대한 시민들의 누적된 불만과 문제제기에 있다. 공정한 보도의 요청은 시민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리이며, 공영방송은 이런 비판에 성실히 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TBS의 관심과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은 정치권이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다.
TBS는 시민참여형 공영방송을 기치를 내걸고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했다. 독립재단 출범과 함께 TBS는 방송의 편성, 제작, 운영의 전 영역에서 시민참여를 위한 새로운 실험을 실천했다. 시민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영방송을 추구했다. 이것이야말로 TBS를 다른 공영방송과 차별화화는 TBS만의 특이점>(‘특별한 이야기’와 ‘새로운 관점’의 줄임말, TBS시민참여프로그램의 제목)이다.
위기의 해법도 다른데 있지 않다. 이제 TBS는 뉴스공장>의 대중적 성과에 의존하는 단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청취율만큼 높아진 책임감과 시민에 눈높이를 맞추는 낮은 자세로 천만 서울시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신뢰회복을 위한 소통, 공론, 숙의의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게 독립재단 TBS의 정신이자 시민참여형 지역공영방송의 길이다. (끝)
2021년 4월 14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