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일전에 총액이 무려 1.9조 달러나 되는 경제 구제계획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하원으로 되돌려 보내 수정 재심을 거친 후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져, 그의 서명으로 발효가 된다. 바이든 정부는, 이 거액의 재난 구제계획이(纾困计划) 미국의 코로나방역에 대해 가지는 중요성을 극력 강조해 왔다.
그렇지만 국제사회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은, 미국이 화폐정책을 남용하는지 아닌지 이다. 또 미국이 달러의 패권을 빌려, 이 “대규모 돈다발 살포”에 대해 세계가 그 빚을 갚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미 달러의 위상과 그 잠재적 위기
작년에 코로나 역병이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만연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시장은 한편으로 바람소리와 학의 울음소리에 조차 놀라면서(风声鹤唳) 몇 번이나 멈춰 섰고(几度跌停), 증권시장은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용단(증시의 폭락 방지를 위한 일시적 거래 중지 조치,熔断 circuit-역자)” 기제를 발동시킬 수밖에 없었다.
미국 연준은 (연방준비이사회, Federal Reserve Board-역자) “무한정의 양적 완화(无限宽松)” 정책을 내걸고, 수시로 각종 채권을 매입하여, 시장에다 무한정 유동성을 제공해왔다. 통계는 미 연준이 1년 내 매입한 채권은 3조 달러를 초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초 양적완화” 화폐정책은 증시를 자극하곤 했다. 그렇지만, 실물경제와의 거리는 오히려 점점 더 멀어져, 투자자들을 근심걱정에 싸이도록(忧心忡忡)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자료에 의하면, 국제시장에서 미국 달러 점유율은(份额) 2020년 제3분기에 2년 동안 최저인 60.2%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2000년 시점에서는 그 비중은(比例) 여전히 73%였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미국 연준의 미치광이 같은 달러는 단기간에 미국 경제를 자극하는 데는 유용하다. 하지만 그 다음 미국 금융시장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달러는 세계 중요 비축화폐로서의 지위를(储备货币地位) 상실한 변두리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학자 짐 류카츠도 1913년 이래 미국 달러의 구매력은 이미 96%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미국은 한 세대 당 달러의 가치를 50%씩 잃는다고 한다.
미국 달러의 구매력은 상당부분(很大程度上) 미국 국가의 채무 상환능력에 달려 있다. 미국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중은, 1980년 35%, 2000년 56%, 현재는 이미 138%에 달했다.
경제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채무가 높은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통화 팽창률을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로써 실제 채무 일부를 상쇄하는(冲销)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 라인하르트 로게프 교수는, 국가채무가 GDP의 90% 이상에 도달한 후로는, 잠재적 경제성장률이 최소한 30% 이상 하락하고, 엄중한 경우에는 심지어 정체까지 된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역사상 유럽 국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분석하였다.
그 방식은, 통화팽창을 악용하여 “얼굴을 때려 붓게 해서 살찐 것처럼 보이게 허세 부리는(打肿脸充胖子)” 식으로 명목 GDP를 높이고, GDP 대비 채무비율을 낮추어서, 일부 채무를 상쇄하는 일종의 꼼수에 다름 아니다(无非是用).
모두들 현재 미국의 채무상황을 보고, 또 연준이 통화팽창 기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를 재차 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 달러 패권, 더욱 많은 불만 유발
미국 달러의 국제시장 상의 점유율 하강은, 미국이 달러패권을 남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 측은 걸핏하면 경제제재를 사용하여 기타 국가를 압박한다.
과거의 중요 경제제재 수단은 무역통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대에는 무역제재는 기본적으로 효력이 별로 없다. 각국이 모두 국제무대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역제재를 실시하는 것은 미국기업을 단지 고립시킬 뿐이고, 또 기타국가 기업에게 일부 시장 점유율을 양보하는 꼴이다.
금융제재의 “혜택(好处)”을 발견한 뒤로부터, 워싱턴은 이것을 지칠 줄 모르고 즐기고 있다(乐此不疲了). 금융제재의 효과는 무역제재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크다.
미국 달러는 여전히 국제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결제화폐이기 때문에, 모든 미국 달러의 교역 내용을 미연준은 파악할 수가 있다. 그래서 미국 측이 금융제재를 ‘위반’하는 국가와 기업에게 연대제재를 실행하는 게 용이하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모두 미국 측의 무리한 금융제재를 피하길 원한다. 그 방법은 당연히 달러표시 교역을 포기하는 것이다.
2008년 이래, 신흥시장과 유럽 국가들은, 50여 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속도로, 미국 채권을 덤핑으로 팔아 황금 비축으로 치환하고(抛售美债置换黄金储备) 있는 중이다. 중요 석유생산국 또한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주권 가상화폐를(加密货币) 통한 “탈 미국달러화(去美元化)”를 시작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 추세가 되었다.
그렇지만 최대 비축화폐와 교역화폐로서의 미 달러의 위상은 일시에 요동치지는 않는다(一时很难撼动). 여기에는 3가지 중요 요인이 있다:
첫째는 역사적 관성이다. 2차 대전 전후에 건립된 국제화폐체계는 미국 달러에 “방자한 특권(嚣张的特权)”을 부여했다.
둘째는 미 달러화는 쓰기에 확실히 편리하다. 미 달러가 여전히 대다수 상품의 선물거래에서(期货的) 정가화폐이다. 또 미 달러 국채는 이미 일정한 이윤에다 아주 강력한 유동성을 갖고 있다.
셋째는 미 달러의 구매력이 부단히 가치하락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기타 화폐가 미 달러의 위상을 공격하는 것을(抢了美元风头) 허용 않고 있다. 유로화가 발행 초기 국제시장에서 그 위세가 왕성하였으나, 너무 빨리 발칸반도에서 폭발한 전쟁은 유럽자본을 대량 미국으로 유입하게 하였고, 유로화의 시세를 떨어뜨렸다(疲软).
어떤 분석은 이라크전쟁이 폭발한 원인의 하나는, 사담후세인 정부가 당시 유로화를 이라크 석유수출의 결제화폐로 사용하려 했고, 이 결과 곧바로 미국의 군사침공이 초래되었다고 말한다.
유로화의 국제적 신망, 아직 충분치 않아
트럼프정부가 이란핵합의에서 퇴출하고는 이란에 대해 대규모 제재를 가한 후에, 유럽은 이제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게 되었다(变得忍无可忍). 올해 1월, EU는 공식문건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유로달러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할 것을 선포했다.
이로써 미국 달러의 주도적 위상을 약화시키고(削弱) 아울러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감소시키고자 하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EU가 미국 달러패권에 대해 도전을 공개적으로 선포했고, 미국 달러 패권을 없애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새로운 에너지를(能量) 가져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EU가 유로화 국제화를 확대하려는 정치적 영웅심은(雄心) 비록 커다할지라도, EU의 정치적 신망은(政治信誉)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법정 화폐의 틀에서는(框架下), 채무가 매우 건강한 국가가 발행한 채무는 응당 국제투자자들의 총애를(青睐) 받게 된다.
EU의 총체적 채무는 미국보다 작고, 그 신망은 응당 미국 국채보다 높다. 그렇지만 EU는 통일정부가 없고, 어떤 단독 유럽지역 국가가 지급곤란에 처했을 때 EU의 적기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이는 채무위기로 진화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유로달러의 총체적 신망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이것 외에도, EU는 비록 열의는 대단하더라도(虽有雄心) 실행수단이 모자란다(缺乏落实手段). 영국, 프랑스, 독일이 함께 일찍이 만들었던 “무역거래지원수단”(INSTEX)이라는 이름의 지급체계와(支付体系) 같은 경우다. 이는 미국 달러를 우회해서(绕过美元) 이란과 무역거래를 계속하려 했던 유럽의 시도였다.
그렇지만 몇 년이 지났는데도, 인스텍스(INSTEX) 지급체계의 사용률이 너무 낮아, 유럽과 이란 사이의 무역은 여전히 일어설 기색이 없다(仍无起色). 그 실상을, 유럽 대기업을 위협했던 미국인이 말했다고 한다.
만약 그들 대기업이 INSTEX 지급체계를 사용한다면, 금융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유럽 대기업은 미국시장의 이익이 너무 커서, 모두들 미국의 제재를 받을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INSTEX 지급체계에 진정으로 가입한 대기업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단지 미국시장과 연계가 커지 않는 몇몇 중소기업만이 감히 이 지급체계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 INSTEX ( IN Support of Trade Exchanges): 대이란 제재조치회피시스템
영국 프랑스 독일 3국이 트럼프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회피하고 무역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특수 무역경로임. 초기에 식품과 의료품으로 시작했지만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음.
미국 달러패권의 위상은 단시간 내에 소실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달러의 위상은 확실히 내리막길에 놓여 있다(在下坡路上). 미 달러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 자체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더 이상 그렇게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국제시장에서 충분히 적합한(足以称职的) 대체물이 출현하기 이전에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 달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들 또한 미 달러의 위상을 지탱하는 요소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사회분열이 이렇게 심각하고, 정치 극단화와 정당 대립이 여전히 악화되면, 이들이 미국의 정치사회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부식시키게(销蚀) 된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미 달러는 그래도 국제 화폐체계와 국제금융시장에서 패권의 지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시간의 추이에 따라, 이 문제의 답안은 앞으로 점점 더 분명해질 것이다. (북경 외국어대학 원로 강의 교수)
원제: 华盛顿“大撒钱”要让世界埋单吗
저자: 딩이판 (丁一凡, 북경 외국어대학 원로 강의 교수)
출처: 환구시보 (2021-03-09)/통일뉴스
역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강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