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정부의 탈탄소 정책 제대로 가고 있나?

– 수송부문을 중심으로 –

문재인 정부는 2020년,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교통부문의 정책은 전기차와 수소차로의 전환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는 계획이 중심이며, 이는 그린뉴딜 전체 사업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입니다.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정책일지, 교통부문의 탄소를 저감하는 데 충분한 정책인지, 개선점에 대해 각계 전문가가 모여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이규진교수님

첫번째 발제에서 아주대학교 지속가능도시교통연구센터 이규진 교수는, 교통 부문 그린뉴딜 정책을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량’이라는 단편적인 지표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도시 구조, 사람 중심의 행복 가치, 지속가능성, 일자리 창출의 측면 등 통합적 관점에서 접점을 찾는 정책이 돼야 한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규진 교수는 교통부문 온실가스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기술개선을 통해 저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차로의 전환 정책 이외에도 통행행태 저감 기술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기차를 구매하는 계층은 고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며 자가용은 사유화되는 개인 재산인만큼 큰 액수의 예산을 보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역진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지금보다도 ‘비배기 배출’로 인한 오염 문제가 심해질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보조금 정책은 타이어 마모, 비산먼지와 같이 자동차의 숫자와 주행거리를 줄이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배출관리 측면에서 자가용보다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에 대한 정책이 우선돼야한다고 이 교수는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택배나 통학차량에 대한 친환경 정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교통약자 택시와 같은 공공성이 있는 차량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과 동시에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택정책을 함께 보아야 한다 말했습니다. 소득계층에 따라 교통 수단 이용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도 고소득층은 자가용 이용 확률이 높고 중산층은 대중교통으로 전환될 확률이 큼)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지역에 다양한 소득계층이 거주하게 하여 인프라에 대한 효용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중교통 이용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며,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특히 자전거와 보행이 적절한 연결 수단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고준호교수님

두번째로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고준호 교수는, 서울의 교통분야 온실가스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대도시 이외의 지역은 오히려 증가하는 상황을 말하며 교통부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주 대상지 설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어지는 국외 사례 발표에서, 프랑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금지될 예정이며, 독일과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에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 보급율은 낮기 때문에 목표달성을 위해 가파르게 전환해야 하는 상황을 덧붙였습니다.

도시 단위의 정책을 살펴보며, 먼저 런던의 ‘혼잡통행료’ 정책을 소개하며 다양한 나라들의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장려 정책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뉴욕에서 발표한 ‘8050 로드맵’을 소개하며 자가용 이용 억제 정책을 우선시하는 사례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통수요관리 정책은 친환경차 전환 정책 보다 적은 금액으로 가장 많이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수요관리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고준호 교수는 서울의 교통부문 인당 CO2 배출량을 국외 타 도시들과 비교하면 배출량이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통행수 기반 분담률 분석이 아닌 통행거리 기반의 모빌리티 분담률을 재추적한 결과, 서울시는 여전히 동력 수단 의존 도시이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많은 도시라고 말했습니다(자가용 45.6%, 대중교통 40.8%, 도보 9.3%).

마지막으로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 발굴의 필요성과, 도시와 지역을 구분한 전략 발굴의 필요성을 제언하며 고준호 교수는 발표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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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지정 토론자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서울시가 C40 가입 도시이기 때문에 IPCC 1.5 보고서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IPCC가 제시한 기준보다 과소하게 목표를 설정한 것을 지적하며, 이는 현세대의 감축 부담을 미래세대에게 전가하는 일이라 비판했습니다.

이어 전기차 전환사업은 단기적 감축효과가 있겠지만, 205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방식이라 지적했습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목적에 따른 교통 부문 온실가스 감축이 자칫 기존에 존재하던 교통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효과적인 그린뉴딜 전략의 하나로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계획을 광범위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번째 토론자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린뉴딜 세부사업들 중 전기차와 수소차 관련 사업이 압도적인 예산액을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021년 전기차 보급 사업 예산이 1조원인데, 그 중에서 ‘전기 승용차’ 관련 예산이 절반을 넘는 5250억원이기 때문에, 화물차나 버스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은 승용차 위주의 예산수립은 환경보전보다는 산업적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 말했습니다.

덧붙여, ‘노후경유차 폐차 지원사업’은 전기차 다음으로 큰 규모의 사업인데, 보조금 정책은 오히려 경유차의 중고차 시장가격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한양도성 내 운행금지’와 같은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 제언했습니다.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반영운 교수는, 교통부문 수요 감축을 위한 ‘직주 근접, 압축도시, 성장 관리’의 개념을 갖고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고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발언했습니다. 특히 장거리 통행을 유발하는, 수도권에서의 외곽 신도시개발을 멈춰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대중교통 활성화 특별법을 만들어서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만들고 교통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송상석 녹색교통 정책위원장은, 현재 내연기관 차량과 관련한 산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자리 전환 문제를 지금부터 준비해야만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문제 때문에 ‘녹색교통 지역’이라는 정책이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졌던 것처럼, 탄소중립을 위한 교통 수요관리 또한 여론의 환기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도시 안에서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우려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사실 제대로 시도해본적이 없는 정책임을 말하며, 따릉이, Personal Mobility Device의 이용률이 높아진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날 토론은 그린뉴딜과 교통 정책에 대한 참여 전문가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열띤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환경정의는 교통부문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특히 환경약자의 피해 대응을 중심으로 한 교통 부문 대기오염 저감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토론회를 관심있게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상으로 다시보기 : [토론회] 정부 탈탄소 정책 제대로 가고있나 : 수송부문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