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논평] 일진다이아몬드 5억원 손배 1심판결에 대한 논평

일진다이아몬드는 법원판결을 인정하고, 모든 소송을 철회하라!

 

일진다이아몬드가 쟁의행위에 대해서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 개인 9명에게 제기한 5억원의 손배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18일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민사1부(재판장 제갈창)는 “일부 행위로 인해 전체로서의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쟁의행위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아울러 일진다아아몬드가 주장한 영업손실, 업무방해, 위자료 등에 대해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가 입증하지 못했다”며 기각했다. 손배가압류제도를 악용해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자 한 일진다이아몬드의 시도가 결국, 스스로 입증조차 못 할 일방적인 주장임이 드러난 셈이다.

 

   우리는 일진다이아몬드가 1심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이길 바란다. 사건에서 언급하는 쟁의행위의 배경에는 ‘안전’과 ‘근로기준법 준수’에 대한 요구가 있다. 불산에 노출되어도 휴지로 닦으라는 일터, 장갑․마스크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노동자가 요구를 해야 하는 일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쳐야 하는 일터, 이런 일터가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2018년 노동조합을 설립한 가장 큰 이유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는 회사에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파업권을 행사하는 것뿐이다. 파업의 원인을 제공한 일진다이아몬드는 파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묻는 소송을 할 자격이 없다.

   일진다이아몬드는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모든 소송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우리는 일진다이아몬드가 보복을 멈추고, 의무를 다할 때까지 일진다이아몬드지회와 함께 연대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일진다이아몬드 사건을 통해 법제도개정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일진다이몬드의 손배청구는 손배가압류 남용의 위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회사가 스스로 입증조차 못하는 ‘주장’만으로 노동자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억 원의 금액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점, ▲노동조합을 만든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노조의 소속 조합원 개개인을 상대로 노조무력화시도의 수단으로 손배가 활용된 점, ▲1심판결이 나오기까지 2년의 시간 동안 노동자 개개인은 정신적-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던 점 등 제도의 남용으로 인한 피해는 되돌려지지 않는다.

   국회는 손배가압류제도가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보복조치’로 손쉽게 남용하는 일이 더는 없도록, 노조법개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동안 손배가압류로 노동권을 침해받는 사례들이 계속 발생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노동권을 침해하는 손배가압류를 막는 ‘노란봉투법’을 입법해 노동권이 ‘돈’으로 짓밟히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것이다.

 

2021년 2월 22일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