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핫핑크돌핀스 부울경지부장 바다의별 입니다. 부울경지부는 어제 신공항반대부산행동에서 주최한 가덕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하였습니다. 기자회견후 떠오른 개인적 단상을 여러분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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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부산 시내 온갖 공공기관 건물에는 "우리는 원한다!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오고 갈 때마다 대체 저 문장에서 말하는 '우리'란 누구인가에 의문을 가졌다. 치적을 쌓을 시장과 시의원들, 대규모 토목 사업으로 이익을 볼 대기업들, 가덕도에 땅을 투기해둔 부동산 재벌들은 나에게 '우리'가 아니다. 나에게 '우리'는 밤마다 빛나는 수없이 많은 창문들 사이에 내 창문 하나 갖지 못한 무주택 청년, 갑작스러운 한파에 손님이 뚝 끊겨 만든 빵을 다 팔지 못한 빵집 사장님, 이 미친 기후위기에서 나보다 더 오래 살아가야 할 어린이들, 살아갈 곳을 잃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나의 '우리'들을 도매급으로 넘겨다가 자기 편으로 포장하는 짓을 너무나 쉽게 해버린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가덕 신공항 반대 현수막을 눈으로 훑으며 "가덕 신공항을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네" 하고 말했다. 한 해 동안 모든 공공기관을 신공항 유치 기원 현수막으로 도배해둔 효과였다. 부산 청년들이 그곳에서 일도 할 것이고, 부산이 물류 중심이 될 것이고, 수출입도 더 늘어날텐데! 안타깝게도 그런 허황된 꿈과 달리 지금 세계 곳곳의 공항들이 물에 잠기고 있다.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할 시간 동안 토건 사업을 강행한다면, 2029년에 가덕 신공항이 완공되고 1년 뒤에 그 공항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기자회견을 하고 다시 동네로 돌아오니 영하의 날씨에 남편의 빵집 앞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매화가 피어서 봄이 오는 줄 알았던 부산에 때아닌 한파가 오고 있었다. 맛있게 구워진 빵 앞에 앉아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자니 벌을 서는 기분이었다. 텍사스에 사는 친구는 SNS에 갑작스런 폭설로 미처 대응하지 못한 텍사스 사람들이 수도관 동파와 정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후위기가 우리 부부의 생계와 내 친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가덕 신공항사업을 비롯해 지구공동체 전체가 직면한 위기를 외면한 채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은 누구를 위한 개발이며 어떤 미래를 향하고 있는가? 더 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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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등 국회 법안 처리 놓고 서울·부산서 반대 행동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