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새우부터 고래까지 '인간들아, 시끄러워 못 살겠다' https://news.v.daum.net/v/20210205142606834

해양동물에게 소리가 중요한 소통 수단인 데는 이유가 있다. 바다에서 빛(시각)은 기껏 수십m, 화학물질(후각)은 수백m 전달되는 데 견줘 소리는 수천㎞까지 빠르게 퍼져 나간다. 해파리 같은 무척추동물부터 물고기, 파충류 등은 5㎑ 이하의 저주파 음을, 고래는 200㎑까지 고주파 음을 감지하도록 진화했다.

바다 생물도 산호의 성게나 게부터 거대한 혹등고래까지 짝짓기, 이동, 먹이 찾기, 무리 짓기 등에 다양한 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 딱총새우는 집게를 부딪쳐 내는 충격파로 먹이를 기절시키는데 새우 무리가 일제히 사냥에 나서면 엄청난 소리가 된다.

연구자들은 “인간활동은 이런 자연의 소리를 압도하거나 바꾸어 사람의 소리가 지배적인 새로운 대양의 소리 경관을 이루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50년 동안 해상 물동량이 늘면서 주요 항로의 저주파 소음은 32배 늘었다.

해양에 소음을 일으키는 사람의 활동은 이 밖에 석유와 가스 자원 탐사, 해저 지형지물이나 어군을 탐지하는 음향탐지기, 해상풍력 시설을 건설하는 파일 박기 공사, 해상 시추시설 공사, 해저 준설과 저인망 어업,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다이너마이트 폭발 어업 등 수없이 많다.

사람 소음이 바다 생물에 끼친 영향은 처음 고래 등 대형 해양 포유류가 해군 음향탐지기 등에 의해 죽는 사건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무척추동물에서 물고기와 해양 포유류까지 해양 소음피해는 일상적이고 광범한 현상이 됐다”고 연구자들은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마스킹(차폐)’ 효과라고 부른다. 마치 마스크를 낀 사람의 표정을 잘 읽지 못하듯 해양동물은 음향 대역이 비슷한 환경소음에 가려 짝짓기, 먹이 찾기, 포식자 회피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특히 선박의 저주파 소음이 주요한 ‘마스크’ 구실을 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해양 소음은 환경 속에 잔류하는 다른 오염원과 달리 규제와 기술적 해법을 통해 즉각 완화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그 증거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지구 인구의 58%가 봉쇄됐을 때 해양 포유류와 상어가 활동범위를 급속히 넓혀 항구나 연안 도시 구역까지 번잡하고 시끄러운 수로에 출현했던 사례”를 들었다.

지구 표면을 교란하고 대기의 온도를 높인 데 이어 인류는 이제 먼 바다 밑바닥까지 시끄럽게 만들어 수많은 해양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를로스 두아르테 사우디아라비아 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