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2월호(641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마을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는 ‘환경’입니다. 환경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과제를 함께 정해 실천하기도 합니다. 바다 환경정화활동은 한 조합원이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경험을 나누는 일에서 시작했습니다. 진솔하고 힘 있는 경험담이 이웃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을모임 차원에서 동참하기에 이르렀지요. 그렇게 2018년 11월 첫 활동을 시작으로 매해 6월과 11월이면 거제지역 조합원들은 바다 환경지킴이가 됩니다.

2019년 11월 활동을 진행했던 덕포해수욕장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전날 내린 많은 비로 모래사장의 모래가 쓸려나가 돌밭으로 변해 있었고, 그 때문에 바닥 깊이 숨어 있던 쓰레기들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갖가지 일회용품, 깨진 술병, 석쇠 등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을 누군가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기분을 상하게 하고 해안가에 살고 있을 생물에 해를 끼칩니다.

와현해수욕장에서는 폭죽놀이의 잔해와 모래알만큼 자잘하게 부서진 스티로폼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휘날리는 스티로폼은 줍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스티로폼 부스러기를 체로 거르기 위해 한 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손을 움직인 결과, 50ℓ 봉투가 2봉지 반이나 채워졌지요.

바다 환경정화활동을 마친 후에는 거제지역 운영위원들이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을 함께 먹습니다. 적지 않은 인원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일회용 포장재가 사용된 빵이나 음료의 이용을 되도록 줄이고자 노력합니다. 물론 피치 못할 경우 한살림 가공품을 이용하기도 하지만요. 쓰레기를 줍기 이전에 만들지 않으려는 일상의 실천이 중요하니까요.

글·사진 오혜정 한살림경남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