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에 따른 탈핵부산시민연대 성명]

월성핵발전소 부지 방사능 누출 심각

괴담‧억지‧엄살 부린다며 축소에 급급한 한수원과 핵마피아

민간합동조사위 수용해 엄중한 검증부터 받아야

월성 핵발전소 부지에서 최대 71만 3천 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확인 되는 등 월성핵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핵경주시민행동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2년 월성1호기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수조의 차수막이 파손된 사실을 2018년에 확인해, 2020년 1월까지 복구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2019년 6월부터 지하수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방사능 유출 현황과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는데, 월성핵발전소 부지에 설치 된 27개 지하수 관측 우물 모두에서 삼중수소가 높게 나타났다. 월성 1‧2호기 오염수 배관 주변 우물에서는 최고 28200베크렐(Bq/L), 3호기 터빈건물 배수로에서는 713,000베크렐(Bq/L), 4호기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조 집수정에서는 530,000베크렐(Bq/L)의 삼중수수와 감마핵종이 검출되었다. 이 외에도 발전소 건물과 떨어진 부지 경계와 마을에서 가장 인접한 우물에서도 1,320베크렐(Bq/L)과 47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검출 되는 등 조사를 한 모든 지점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 되었다.

2020년 1월까지 월성1호기 차수막 파손 복구 계획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복구도 시작하지 못한 가운데,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수조는 물론 폐수지저장탱크, 액체폐기물저장탱크, 매설 배관, 고준위핵폐기물 방출조와 수용조 등 발전소 내 모든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한수원을 비롯해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자들의 반응은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한수원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가 유출되지 않았다”며, “극소수 (환경)운동가가 주장한 무책임한 내용이 확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현재의 상황을 “괴담”으로 규정하고 “억지부린다”식의 태도를 보여줬다. 또한 한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법적 허용치 안에서 검출 되었으며, 7130000베크렐(Bq/L)의 측정은 일시적으로 측정된 수치일 뿐이라며 주민들의 주장이 “과장”되었다고 했다. 이에 한술 더 떠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나 멸치 1g을 섭취했을 때의 수준”이라며 주민이 “엄살부린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들은 보수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나와서는 안 되는 방사성물질이 나온 것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와 책임에 대한 반성, 사과는 커녕 괴담과 과장, 억지‧엄살을 부린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찬핵론자들과 보수언론의 반응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이미 경주와 울산의 시민들이 사실을 올바로 검증할 수 있는 민간합동조사단을 요구한바 있다. 한수원과 소위 전문가들, 그리고 보수언론은 본질을 왜곡하려 들지 말고 민간합동조사를 수용해 방사능 오염 실태 현황과 원인을 엄중히 검증하면 될 일이다.

더 이상 멸치와 바나나를 운운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 강요해선 안 된다. 늘었다줄었다 하는 고무줄 기준치를 따라 문제가 없다고 하거나, 기준 자체가 없으니 위법은 아니라는 등의 핑계를 대며 억지를 부려서도 안 된다. 방사능 누출 없이 발전소를 가동할 자신이 없다면 핵발전소를 지금 당장 폐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이 희생을 강요받아온 지역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안전을 위한 기본이다.

한수원과 전문가, 보수언론 모두 더 이상 지역주민 우롱하지 말고, 민간합동조사위 수용하여 국민들의 엄중한 검증부터 다시 받아야 할 것이다.

2021. 1. 13.

탈핵부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