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중 FTA 협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선행됐어야 할 해운․항공 항로개방 및 비자면제 문제를 진전시켜야! -

- 서해5도민의 재산권보호와 안전보장을 위해 중국어선 불법조업, 안건으로 다루어야! -





1. 한국과 중국 정부는 지난 11월 18일~22일까지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한 호텔에서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8차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협상부터 전 분야에 대한 협정문과 시장개방 양허안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이루어지기에 그간 농축산물 개방을 반대해왔던 농민들은 상경집회를 여는 등 반대시위의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도를 비롯한 피해 예상지역의 정치권은 지역민 호보를 앞세워 개방반대 등 안전장치 마련을 요구하며 연일 대정부 압박에 나섰다. 우리정부와 협상대표들은 이미 이런 요구들을 의식하고 있었기에 민심을 반영해야한다. 그러나 정부와 인천지역 정치권은 그간 인천시민사회가 요구해왔던 인천~중국 간 해운․항공 항로개방 및 비자면제 현안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오히려 한․중 FTA 협상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갔어야할 문제다. 게다가 인천 앞바다 서해5도에서 자행되고 있는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일찌감치 안건에 포함할 것처럼 이야기하다 이제 와서 언급조차 없다. 이에 우리는 이번 한․중 FTA 협상테이블을 비롯한 향후 협상과정에서 이들 현안이 상정돼야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2. 양국 정부는 지난 9월에 열린 7차 협상에서 상품․서비스․투자․규범․경제협력 분야 모델리티(협상기본지침) 문안에 합의하고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2단계 8차 협상부터는 구체적인 협정문과 시장개방 향허안을 도출하는 등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양국 간에 배타적 무역특혜를 부여하는 FTA 협상 결과물의 기반이 되는 물적․인적 교류에 대한 정책들이 선행돼야함에도 불구하고 소홀했다. 특히 중국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천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고 배후 산업단지와 더불어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물적․인적 교류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한․중은 지난 2006년 항공자유화를 합의하고 2010년까지 양국 간 모든 항공노선 진입 개방 및 운항편수의 무제한 허용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산둥성과 하이난섬이 추진되다가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전부터 인천~중국 항만 간 카페리 항로가 개방되고 지난 2003년에는 컨테이너 항로도 개방되면서 양국은 해운항로 전면개방에 합의했지만 추가적 개방조치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인적교류에 필수적인 비자문제는 양국 간 활발한 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 이번 FTA 협상과정에서 함께 논의돼야 한다.



3. 우리나라 최북단에 살고 있는 서해5도민들은 그간 중국어선의 영토침해와 불법조업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었다. NLL 인근에서 벌어지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어획량 감소, 어구 파손 및 도난 등으로 재산적 피해는 물론 안전보장도 위협받아왔다. 중국 어선들의 쌍끌이 조업방식은 해양생태계를 교란시켜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데도 한몫했다. 한마디로 영토주권과 해양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아온 현장이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지난 한․중 정상회담과 실무회담 등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언급했다. 게다가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중 FTA 협상과정에서 협상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협상과정과 현재의 협상 테이블을 아무리 눈여겨보아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자칫 접경지역 중에서도 교전지역에서 열악하게 살고 있는 서해5도민을 볼모로 다른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에 중앙 정부와 정치권은 상응하는 답변을 제시해야하며, 우리 측 대표들이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공식적인 안건으로 제출하도록 역할 해야 한다.



4. 우리는 한․중 FTA 협상과정에서 항공․해운 개방 및 비자면제 관련현안 그리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등이 협의되지 않은 채 소외되고 홀대받는다면 이번 협상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은 인천시민과 국민 그리고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어민과 서해5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인천지역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이다. < 끝 >



2013년 11월 21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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