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전의 5월 어느 날엔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F. 케네디는 미래를 향한 미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천명하였다. “나는 미국이 십 년 안에 인간이 달에 착륙하고 다시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 목표를 성취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주탐사 계획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며 많은 경비가 소요될 것이지만, 현 시기에 이것보다 인류에게 감동을 주는 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다.”

2020년 우리시대의 “달탐사”계획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내는 일이다.

우리 모두는 목표설정에 동의는 하였지만 충분히 실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두 가지 매우 중요한 사건이 있었는데 하나는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유엔이 제시한 17가지의 지속개발목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만장일치로 동의하였으며, 뒤를 이어 파리기후협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세계는 2030년까지 극심한 빈곤의 퇴치를 확인했고 보편적인 공공보건의 도입을 보증하였고 모든 아동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제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에너지체계에 탈-탄소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2018년에 이루어진 과학적인 보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여야만 지구온난화 수준을 1.5도에서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는 매우 대담한 것이지만 ‘’달탐사Moon-Shot’ 계획처럼 실현이 가능한 일이다. 미국은 케네디가 제시한 원래의 시간표대로 1969년 6월에 상기의 목표를 실현하였다.

미국의 ‘달탐사’계획을 연구한 역사가 Douglas Brinklley가 정확히 지적하였듯이 ‘달탐사’는 조직적인 협력체제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미션이었고, 이러한 협력체계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매우 분명한 목표와 시간표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시킨 담대한 계획이었다. NASA와 미국정부 우주청은 상호협력 하에 세가지 실행미션을 설정하였는데, 하나가 수성Mercury 탐사선 발사, 둘째가 2인 탑승의 유인 예비우주선 Gemini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착륙과 지구귀환을 설정한 아폴로 Apollo계획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민간기업과 정부가 하나로 통합된 국가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었고, 2만 여의 기업들에서 4만여 명의 작업자들이 참여하였다. 이에 더하여 1961년부터 사업이 완수된 1969년까지 모든 활동을 지원하는 국가예산이 배정되었다.

내년인 21021년에 대통령 당선자 바이든이 집무를 시작하면서 미국은 SDGs의 시행을 다시 확인할 것이고,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면서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다짐할 것이다. 성공의 여부는 ‘달탐사’계획과 같은 과감한 집행에 달려 있지만, 차이점은 이번 계획의 목표는 달이 아니라 지구 자체에 관한 것이며 혼자가 아니라 모든 국가들과 함께 협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발전이라는 미션’은 ‘달탐사’처럼 전지구적으로 민간과 공공 간의 협력을 통하여 실현할 수 있으며, 현재 젊은 세대들이 지닌 열정과 이상과 디지털 지식을 총동원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의 정상회복과 진전에 박차를 가하는 수요촉진과 기술적 돌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표, 단계별 평가기준의 설정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행히 2020년 초, 유럽사회는 이미 유럽그린딜 EGD(European Green Deal)이라는 미션을 구상하였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투자계획Horizon Europe을 구체화하였다. 이러한 유럽의 미션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간 배경에는 경제학자 Mariana Mazzucato의 지혜롭고 설득력있는 활동이 있었다.

유럽그린딜EGD는 2050년까지 모든 에너지 체계에 탈-탄소를 실현하도록 기획하면서 유럽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산업활동의 공해를 줄이고 포괄적인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도록 하였다.

2050년까지 탈-탄소를 실현하겠다는 유럽의 실천계획은 일본과 한국 역시 이에 동참하도록 격려하였고, 중국도 2060년까지 탈-탄소를 실행하도록 유도하였다.

나와 동료들은 유엔지속발전해결네트워크(UN-SDSN)의 미국 헌장을 마련하면서 미국 에너지체계 역시 2050년까지 탈-탄소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과 금융 그리고 고용에 대한 로드맵인 탄소제로 실행계획ZCAP를 작성하였다.

‘달탐사’계획과 인터넷의 발명 그리고 인간게놈의 지도 등 미국이 주요한 기술미션을 성사시킨 것처럼, ZCAP 역시 민간과 공공 간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음의 4가지 주요 목표를 설정하였다. 1) 모든 발전영역에서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탄소-제로의 방식을 도입한다. 2) 전기차량을 대대적으로 도입한다. 3) 모든 건물의 냉난방은 오일과 가스에서 전기방식으로 대체한다. 4) 석탄과 오일 그리고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에서 수소 또는 제로-탄소 방식으로 에너지원을 전환한다.

ZCAP의 주요 목표는, 개별단위의 주정부가 향후 30년이라는 장기간을 통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금융적 로드맵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하여, 바이든 행정부와 새로 구성될 연방의회가 이를 강력히 지원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ZCAP은 2050년까지 탈-탄소계획이 실천 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시스템을 전환하는 비용은 매년 미국의 국가수입의 1.0%보다 적게 소요된다. 미국경제는 에너지시스템의 전환을 통하여 더욱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공기오염을 줄이는 한편, 전환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영역에 특별한 배려의 도움을 제공할 여력이 있다.

‘지속발전이라는 미션’을 구상하는 핵심은 기술력을 성공 과정의 핵심으로 삼고 정책과 금융이 이를 받쳐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시작단계부터 모든 경로를 완벽히 할 수는 없다. NASA 역시 ‘달탐사’ 계획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에 봉착하였지만 담당 기술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눈부시게 기술을 새로이 발전시키는 혁신과정을 통하여 어려움을 돌파하여 나갔으며, 1962년 말경이 되서 비로소 ‘달탐사’ 프로젝트의 주요 윤곽을 그려낼 수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2050년까지 탈-탄소의 에너지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미지의 숙제들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항공과 해운, 철강산업과 기타 분야에서의 가장 효과적인 탈-탄소방식이 무엇인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 방식의 선택안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최적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

다른 한편, 우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극심한 빈곤(SDG 제1의제)를 해결하고 확실한 공공보건의 방식(SDG 제3의제)을 찾아내야 하며, 보편적인 교육제도(SDG제4의제)를 확립해야 한다. 현재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지구적인 협력을 통하여 진행되고 있다.

2020년 올해에 겪은 수많은 좌절과 죽음이라는 대가를 자산으로 삼아, 2021년 내년은 지구라는 행성에 신기원을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한 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동아시아의 성공 사례를 표준으로 삼아 세계가 공공의료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하여 팬데믹을 통제하면서, 지속발전을 향한 지구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경로를 그려가야 한다.

2021년에는 때마침 UN의 주요한 3개의 모임이 계획되어 있다. 오는 5월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의 보존회의를 시작으로, 9월에는 유엔본사에서 열리는 식량시스템 회의, 그리고 11월에는 영국의 글래스고우에서 기후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모두 지속발전을 향한 우리세대의 과감한 미션을 출범시키는 소중한 기회들이다. 이러한 계기들을 놓치지 말고 준비하는 기간을 통하여 각국의 정부와 학계 그리고 민간기업들이 세계적 규모에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우리가 희망하고 반드시 가야 하는 미래의 통로를 찾아가야 한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on 2020-12-01.

Jeffrey D. Sachs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의 공공정책 분야 교수이자. 해당대학의 지속발전연구소와 유엔지속발전해결네트워크(UN-SDSN)의 책임자 직위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