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친일 잔재 전수조사 용역 결과
김성수·김연수 형제, 서정주, 신상묵, 채만식 등 118명
관료나 군인·경찰이 다수, 종교·언론계도 포함
일본제국주의 강점기 전북 출신 인사의 친일 행적과 잔재 청산을 위한 전라북도의 연구용역이 마무리됐다.
이번 용역에선 전북 출신 친일파 명단을 추리고, 지역에 산재한 친일 잔재를 조사했다.
21일 전라북도에 따르면 ‘친일 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 전북 출신 친일 인사는 118명, 친일 잔재는 131건으로 조사됐다.
전북 친일 인사 명단은 이번 용역을 맡은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을 기초로 작성했다.
도내 출신지가 명확하지 않은 36명을 제외하면 시·군 중에선 전주 출신 친일 인사가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익산(10명), 군산(7명), 남원·고창·정읍·임실(각각 6명), 김제(4명), 무주·진안·장수·완주·부안(각각 2명) 등이다.
일제강점기 전북에 속했던 충남 금산 출신은 3명이다.
고창 출신으로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를 설립한 김성수와 그의 동생으로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전북경찰국장을 지낸 신상묵, 시인 서정주 등 친일 행적이 잘 알려진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
또, 중추원 참의를 지낸 강동희, 3·1운동 진압 목적으로 설립된 전라북도자성회장을 역임한 백낙신, 지역유력자로 일제에 국방금품을 헌납한 한인수가 친일파로 지목됐다.
종교계 인사로는 기독교 조선장로교단 총무·장로교 목사였던 김종대, 국민총력 천도교연맹 상무이사 박완, 유재환 조선불교중앙교무원 이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언론·문학계에선 이익상 매일신보 편집국장 대리, 이창수 매일신보 논설위원, 소설가 채만식이 친일파로 꼽혔다.
전북 출신 친일 인사의 활동분야를 보면 관료나 군인·경찰이 69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조선총독부 자문기관이었던 중추원(20명), 친일단체(5명) 활동 인사도 많았다.
도내 친일 잔재는 총 131건으로 지역별로는 군산이 3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주(27건)·고창(16건)·익산(15건)·완주(11건)·김제(8건) 등의 순이다.
친일 잔재는 친일 인사의 출신지역이나 행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당시문학관·수당 김연수 송덕비(고창), 채만식 소설비(군산)를 비롯해 군산내항철도, 구마모토 공덕비(김제), 향가터널(순창), 사이토 총독 탁본(임실), 김해강 시비·취향정(전주), 황토현 전봉준 장군 동상(정읍), 풍혈냉천(진안), 만인의총 박정희 현판(남원)이 친일 잔재로 조사됐다.
전라북도는 친일 잔재 등의 청산과 관련해 시·군과 후속조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내판 설치 등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 확보를 통해 친일 잔재를 지속적으로 청산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전라북도의 이번 용역에서 다소 미흡했던 지역유력자의 친일 행적에 대한 후속 연구와 친일 잔재의 조속한 청산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재호 전북지부장은 “대지주 등 일제강점기 지역유력자나 기업인 중에도 친일 인사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친일 행적 연구와 친일 잔재의 효과적 처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CBS 최명국 기자
노컷뉴스
☞기사원문: 전북 출신 친일파·친일 잔재 면면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