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진주시는 시민들의 불안과 분노에 올바르게 응답하라

- 이·통장단 제주 연수 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의 입장

진주시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었다. 자가방역에 협력해온 시민들과, 일선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온 의료, 행정노동자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사천, 하동 등 인근 지역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부경남 중심지이자 주변 도시들의 생활권인 진주시는 방역의 안전지대로 유지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25일부터 이·통장단 제주 연수로부터 시작된 집단감염으로 방역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26일 오후 진주시의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이·통장단 제주 연수에 참여한 23명 중 18명이 확진되었고, 가족과 접촉자 26명이 확진되었다고 한다.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로 제주에서 진행된 성북동 통장협의회 워크숍 또한 참여자 23명 중 13명, 접촉자 2명이 확진되었다. 연수와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가족과 접촉자들로 이어지는 추가 감염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틀 새 59명의 신규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진주시민들의 불안과 분노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진주시는 시민들에게는 안전과 자가방역을 수없이 당부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이·통장단과 통장협의회에 1천만 원이 넘는 시민의 세금을 지원해가며 제주도까지 워크숍을 보내줘 집단감염을 촉발시킨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통장단 연수 이후 수많은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제주도민 네 명(제주73-76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민으로서 이런 수준의 행정부를 두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요즘이다. 이·통장단 제주 연수는 실제 세미나는 1시간 가량 진행되었고, 나머지 일정은 모두 제주 전역 관광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진주시는 지금 같은 조심스러운 상황에 연수를 빌미로 한 세금 관광으로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린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조규일 진주시장 또한 확진자 공무원과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25일 조규일 시장은 자가격리자로 분류되었음에도 ‘사과 말씀’을 하겠다며 시청 브리핑룸에 나왔다. 시장이 마치 남 이야기처럼 “엄중히 책임을 물어 다시는 재발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번 이·통장단 연수를 보내준 진주시장이 아니라면 누가 이 사태를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인가? 동장 한 명을 직위해제하고, 공무원들을 징계한다고 끝날 사안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조규일 시장이 직접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벌써 2차 감염 사례가 나오고, 학교, 은행, 자동차등록사업소 등에서 확진자가 나와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는 이번 확진자들의 개별 확진 경위와 동선에 대해 대부분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연수 참여자들로 인해 확진된 사람들은 엄연한 이번 사태의 피해자이며, 모든 확진자들의 신변은 보호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진주시가 확진자 동선 공개의 근거로 삼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지침(1판)’는 역학적 연관성이 낮은 동선 공개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면서도, 역학조사로 파악된 접촉자 중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접촉자가 있을 경우 등 대중에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동선과 이동수단 등의 공개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사대상자는 수백 명에 달하는데 정보는 한정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접촉자 전부를 파악하지 못한 장소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검사를 독려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

SNS나 맘카페가 진주시 공식 알림보다 더 정보가 빠르다는 말이 나오는 지금, 진주시는 공개 가능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방역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진주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시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사회적 불안에 대한 자정과 자가방역을 위한 노력을 통해 시민의 역량을 어김없이 발휘하고 있다. SNS에 자신의 동선을 공개하고 다른 이들의 주의를 당부한 확진자에게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어 영업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식당의 사업주에게도 시민들의 위로가 이어졌다. 진주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시민들의 힘을 신뢰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이런 자랑스러운 진주시민의 역량과 자질에 걸맞은 모습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 진주같이 또한 이번 사태를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2020년 11월 27일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