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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울산행사위원회
출범기자회견문

1970년 11월 13일. 세상에 와서 22년 2개월을 채 머물지 못하고 떠나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어린 여공들의 배곯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 자신의 버스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 장시간 노동에 지친 늦은 밤 평화시장에서 창동의 판잣집까지 12키로가 넘는 거리를 휘청휘청 걷고 뛰며 퇴근하다 야간통행금지에 걸려 파출소에서 쪼그려 잤던 청년.

환기구도 없는 먼지투성이 공장에서 일하다 폐병에 걸려 피 토하는 미싱사를 돕다가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됐고, 평화시장 노동조건을 개선하려고 동료 재단사를 규합해 바보회와 삼동회를 만들고, 노동청에 청원했던 청년.

언론사에 매달리고, 해고도 되고,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함께 일하고 함께 사는 모범업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한쪽 눈을 팔려고 시도하고, 그러다 끝내 집회를 열고 한 점 불꽃이 되어 떠나간 노동자 전태일. 우리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를 추모하며 그로부터 시작된 연대의 50년을 돌아보고 평등의 100년을 기약하는 다짐과 실천을 위한 울산노동자와 시민의 행진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전태일 정신을 말과 글에만 멈추지 않고 각자의 삶과 노동의 현장으로 불러내서 지금 당장 나누고 연대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어려운 동료와 힘든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연대와 평등의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는 전태일이 걸어갔던 길을 함께 가고자 합니다. 전태일 50주기 울산 행사를 통해 울산의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부터 전태일 정신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기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울산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굶주린 어린 여공들에게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던 전태일의 나눔 정신을 현재에 되살리는 것이 바로 코로나19 위기극복 사회연대라고 생각합니다. 전태일 50주기 운동은 가장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회적 연대운동입니다.

우리는 비정규직과 중소영세사업장노동자, 여성노동자, 청년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우리사회에서 노동기본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처지와 목소리에 눈과 귀를 더 크게 열고자 합니다.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개인이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 모두가 함께 해결해 가야 합니다. 사회적 토론과 대화를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