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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보호 캠페인_두 번째 이야기

 

저어새는 얼마나 많았을까요?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저어새가 황새목 저어새과이고 저어새과에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따오기와 검은머리흰따오기, 노랑부리저어새가 있으며 전 세계에서 저어새 고향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저어새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 저어새는 얼마나 많았는지? 그리고 왜 멸종위기에 처했는지? 왜 유일하게 한국의 서해안 갯벌을 찾아와 번식하는지? 겨울에는 어디로 날아가는지? 등등.

 

과거에 저어새는 얼마나 많았을까?
사실 저어새에 대한 과거 자료는 거의 없어 확인이 어렵습니다. 알려진 것은 조선시대 실학자 이익(1681~1763)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인 ⟪성호사설⟫에 저어새에 대한 기록이 일부 있다고 합니다. 성호사설에서 이익은 저어새를 ‘가리새’로 기록하고 있는데, 저어새를 묘사한 것을 보면 먹이를 잡을 때 휘휘 가로 저어서 먹이를 먹고 머리를 방아 찧듯이 아래위로 흔들며 생김새는 백로와 비슷한데 부리가 길고 그 끝이 둥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구한말 ‘한국의 새’를 지은 조류학자 올리버 오스틴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철새라고 저어새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저어새가 얼마나 있었는지 기록은 없으나 유전적 다양성 연구를 통해 20세기 초 10,000마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어새가 한 세기도 넘지 못한 채 멸종위기에 처합니다. 1988년 기록에 의하며 그 수가 288마리로 줄었습니다.

 

*가리새 : 지금도 북한에서는 저어새를 가리새로 부른다고 하는데, 아마도 밭갈이하는 쟁기처럼 생긴 부리를 가졌다고 해서 가리새로 부르는 듯합니다.

 

남북한 저어새에 대한 기록은?
저어새의 국내 기록은 1884년 12월 7일 낙동강에서 1개체가 관찰된 것이 최초 기록으로 있으며, 북한에서 저어새 번식 기록은 80년대 평안남도의 무인도인 덕도에 5쌍 정도가 번식하고 있다는 자료가 처음으로 세계 조류학계에 알려졌습니다. 좀 더 오래된 국제 기록으로 1948년 조류학자 올리버 오스틴이 쓴 ‘한국의 새(THE BIRDS OF KOREA)’에 ‘전라북도와 평안도 작은 섬에서 번식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인 구로다는 1917년 7월 22일 전라북도 한 섬에서 저어새 알 6개를 수집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1916년 7월 17일 전라북도 무인도에서 수집한 저어새 알 몇 개가 이왕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남한의 저어새 번식기록은 북한보다 10년쯤 뒤인 90년대 중반 비로소 나타납니다. 서해 비도(인천시 강화군)와 칠산도(전남 영광군 )에서 발견한 한 쌍의 저어새가 전부였습니다. 사실 군 정보에 따르면 90년도 이전에는 비도에 저어새의 번식 둥지가 적잖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민통선인데다가 워낙 먼 무인도라 감히 저어새 조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뒤 군부대가 사격연습을 하는 바람에 그나마 저어새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90년대 후반부터 석도와 비도로 김수일 교수와 함께 저어새 번식실태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의 저어새 조사 이야기는 후속편에서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어새는 왜 멸종위기에 처했을까?
저어새가 멸종위기가 되도록 감소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사실은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전쟁을 겪으면서 번식지가 파괴된 것이 가장 큰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간섭입니다. 무분별하게 이루어졌던 새 사냥, 알 수거, 밀거래 등 인간에 의한 간섭 또한 저어새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특히 저어새들이 번식지 때 주로 이용하는 논의 생태가 악화된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저어새들은 번식기가 되면 담수 생물들을 먹이로 취하는데, 농약오염으로 논 환경이 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4천만 년 전부터 생존해오던 따오기가 논 환경변화로 멸종되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수은,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 오염이나 DDT 농축에 의한 먹이의 오염, 각종 살충제와 제초제, 쓰레기 오폐수로 인한 어류 먹이 감소, 낚싯줄과 같은 해양쓰레기에 의한 폐사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일부 번식지는 군인들의 포사격 훈련장으로 이용되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어새들의 먹이터이자 서식지인 갯벌이 매립되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만이 아닙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갯벌 매립이 진행되며 철새들은 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어새는 심각한 멸종위기 종에 처하게 됩니다.

 

-세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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